숨겨진 역사를 찾아서
숨겨진 역사를 찾아서
  • 김미효 기자
  • 승인 2005.03.2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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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북한 황해도에서 86명의 지하 기독교인들이 국가안전보위부(북한의 비밀경찰기구)에 발각돼 일부는 처형되고 나머지는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사건이 있었다. 보위부내에서 ‘황해도 사건’ 으로 통하는 이 일은 근래 보기 드문 대규모 지하 교회 탄압사건이다.

 당시 보위부에서는 남한의 목사들이 성경책을 밀반입시켜 기독교를 전파하고 북한 내부를 끊임없이 파고들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지만 단서를 잡지 못해 혈안이 됐다. 이에 보위부에서는 실력 있는 보위원의 딸을 정보원으로 끌어들여 위장 잠입을 시도했다. 그들에게 전도 당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그들과 친분을 맺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교인들에게 신임을 얻어 지하예배장소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교인들의 신상을 모조리 파악했고 즉각적인 보고로 비밀교회는 무너졌다. 이후 그녀는 비밀 정보원에서 정식 보위부 지도원으로 승격되었고 최고 훈장까지 수상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종교를 가지는 사람들이 비밀리에 늘어나고, 식량난 등으로 극도로 불안한 상태인 북한 사회에 타격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억압된 북한사회에 대한 반대파의 세력이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사건 이후 처벌은 더욱 엄중해졌고, 그럴수록 북한 내 종교활동은 더욱 은밀하고 치밀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처럼 종교활동의 자유를 외치는 북한 내 세력과 그 세력을 억압하려는 보위부가 충돌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건이 ‘황해도 사건’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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