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역사를 찾아서
숨겨진 역사를 찾아서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5.04.09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인숙 사건
 1970년 3월 17일 밤 11시경, 제3한강로 변에 세워진 검은 코로나 승용차 안에서 한 여인이 피살된 채 발견되었다. 함박눈까지 내리던 그날의 그 여인은 당시 26세의 정인숙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의 범인은 정인숙의 운전사인 친오빠 정종욱이라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정종욱은 사생활이 문란했던 여동생 정인숙에 대해 격분한 끝에 권총으로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발표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정인숙은, 그동안 하는 일도 별로 없이 고급 주택에서 살고 일류 호텔과 카바레를 전전하며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게다가 평소 정인숙은 자신이 정일권이라고 알려진 모 고관과 깊은 관계라고 떠들고 다녔다고 한다. 정인숙은 정부의 고위공직자들만을 상대로 했던 고급접대부였던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고위층의 부도덕한 타락상이 세상 밖으로 노출되었다.
 사건 당일, 정인숙은 약 2시간 30분 동안 박정희 권가를 주름잡던 사람들의 모임에 참가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낯선 두 사람을 만났다. 정일권 총리의 심부름을 왔다는 말에 안심하고 창문을 열었지만, “안녕! 비너스! 팡!” 소리와 함께 정인숙은 운명을 달리 했고, 정종욱은 오른쪽 허벅지에 총상을 입고 말았다. 그날 정인숙의 집에는 정일권과의 사이에서 낳은 그녀의 아들 정성일이 있었고, 그녀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던 사회 저명인사 26명의 명단과 전화번호가 적힌 수첩이 발견되었다. 사건 이후 정종욱은 19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 뒤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임을 주장했으며, 정성일은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