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우리리는 맑고 투명한 목소리 팝페라 테너 임형주
세상을 우리리는 맑고 투명한 목소리 팝페라 테너 임형주
  • 음악평론가 엄재덕
  • 승인 2005.04.09 2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 임형주.

  그가 최근 어머니와 함께 <임형주의 Only One>이란 책을 펴냈다. 갓 스무 살을 넘긴 청년이 자전 에세이집을 낸 것은 나이에 비해 다소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이는 팝페라 장르의 인기가 가요계의 불황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일 게다. 뿐만 아니라 임형주의 주가가 현재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옛 어른들의 귀감을 임형주가 제대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찌감치 그는 지난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이란 상징적인 장소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세상에 알려진 것에 이어, 올 3월 말에는 처음으로 방한했던 메리 매컬리스 아일랜드 대통령 부부를 위한 만찬 음악회에도 초청됐다. 한 나라의 국권을 쥐고 있는 대통령부터가 든든한 후원자인 셈이다.

  임형주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새 천년 들어 팝페라는 ‘Time to say goodbye’로 유명한 사라 브라이트만과 국내 오락프로그램 <결혼할까요>의 삽입곡 ‘Mai piu' cosi' lontano’를 부른 안드레아 보첼리 등의 세계적 가수들에 의해 그 저변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근래에는 명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가 발굴한 조쉬 그로반이 세계무대에서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즉 팝페라의 성장 속도가 인터넷 접속 횟수에 비례하듯 급속도로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다. 이제껏 팝페라가 이렇게 주목받은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이제 팝페라는 국제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대중예술로 정착했다. 

  우리에게는 팝페라가 뭔지에 대해 가르쳐준 가장 모범적인 가수로 기억되고 있지만, 사실 그는 팝페라를 국내에 정착시킨 두 번째 인물이다. 그보다 앞서 성악가 조수미가 (2000)를 통해 팝페라를 시도하여 8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고, MBC 드라마 <허준>에서는 ‘불인명곡’을 불러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게다가 컴필레이션 앨범 <명성황후(The Lost Empire)>(2001)의 ‘나 가거든(If I leave)’에서는 정통성악발성을 파괴하고 팝적인 보컬을 선보여, 대중공략에 완벽한 성공을 이끌어냈다.

  조수미가 비록 소수지만 팝페라 인구의 저변을 확대시킨 터라 임형주는 뒤늦게 등장해 <샐리 가든>, <실버 레인>, 그리고 <미스티문>, 3장의 앨범으로 연거푸 클래식 부문의 음반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수미가 선구적 역할을 했다면 임형주는 아직은 낯선 팝페라를 대중 토양에 안착시켰다고 볼 수 있다. 플라시도 도밍고의 디렉터인 에드가 빈센트는 임형주를 두고 “제 2의 보첼리가 탄생했다”고 극찬했고, 버클리 음대학장 빌 쉐어만이 “목소리가 아름다운 그는 단순한 클래식 가수가 아니라 대중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팝페라 가수로서의 재능이 뛰어나다”고 칭송했던 것은 공연한 것이 아니었다.

  임형주의 맑고 투명한 목소리는 성악가의 것인 동시에 대중가수의 것이기도 하다. 새 앨범의 내용물로서 영화 <접속>에 삽입되어 인기를 얻었던 ‘Lover's concerto’, 나미의 ‘슬픈 인연’, 베트 미들러의 히트 싱글 ‘The rose’, 마돈나(Madonna)의 ‘You'll see’ 등,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했던 ‘Fly me to the moon’,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러브 테마로 ‘A time for us’ 등등, 그의 선곡 감각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때로는 클래식을, 때로는 대중음악을 능란하게 구사한다.
요즘은 거의 모든 음악들이 크로스오버의 경향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팝페라의 인기도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팝페라 붐과 맞물린 시점에 데뷔한 임형주의 상승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요 시장이 침체라지만 임형주는 거기에 별로 의연해 하지 않는다. 바로 팝페라 전성시대 속에 그의 목소리와 음악이 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