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민화 추천책
심민화 추천책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2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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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진실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는 별도로, 역사가가 '큰 규모'의 '사실'을 다루는 사람(플루타르크)이라는 생각은 최근까지 별로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대 사건과 그것을 주도한 엘리트들에 치중된 역사 기술에서, 구체적 삶과 개별적 현상들은 간과되고, 자기 존재의 증거를 남기지 못한 이른바 종속계급은 침묵에 처해진다. 게다가 역사가, 방법론·체계·전문가를 갖추고 동업자들 사이에서 소비되는 담론이 된 실증주의 이후, 개인은 역사의 주체로서뿐 아니라 독자로서도 역사로부터 소외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구체적·개별적인 현상에 대한 '현미경적 분석'으로부터 역사를 재구성하려하는 미시사(微視史) 연구는 위와 같은 이의에 대한 답일 수 있다. 미시사의 선구자인 저자는 한 평범한 개인에게서 특정 시대에 존재한 특정 사회계층의 모든 특징을 추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읽고 쓰는 능력으로 자기 계층에서 분리된 16세기 이탈리아 시골 방앗간 주인이며 특별한 개인인 메노키오의 생애도, '치즈와 구더기'로 은유된 그의 우주관도, 르네상스라는 대규모 지각변동이 야기한 기층문화와 주류문화사이의 문화 접변과, 그 지각변동에 의해 솟아 오른, 그리스도교의 천년 지배도 삭제하지 못한 완강한 농민문화의 존재를 증거할 수 있다. 그것도 종교재판소에서 목숨과 바꿔 얻은 발언권으로 열렬하게 피력된 구체적 인간의 신념과 열망을 통해. 역사적 사전 지식 없이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고, 문학적 상상력의 보충 없이도 살아있는 인간이 느껴지는 서술이기에, 역사가 연표와 인명들로 가득찬 골칫거리라고 여기는 학생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심민화(교양)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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