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만 추구하는 축산업, 이젠 바꿔야 한다
효율만 추구하는 축산업, 이젠 바꿔야 한다
  • 배유정 기자, 장윤서 기자
  • 승인 2021.06.08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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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육류소비 모델 구축 필요해

  우리나라 축산업은 가축 개량 등 다양한 사업으로 국제 경쟁력을 높이며 많은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여전히 축산 과정에서 동물 학대가 만연하며, 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환경오염의 주범 이다. 정부는 환경 친화적인 축산업을 위해 정책을 바꾸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정부 정책이 확실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채식과 대체육 소비를 병행해야 한다.

 

  축산업 규모 확대
  환경오염 가속화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제시한 육류 소비 현황 통계 자료를 보면 1995년 123만 톤, 2010년 189만 톤, 2019년에는 282만 톤으로 전체 및 1인당 육류 소비량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육류 소비 증가에 따라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최대 생산 효과를 내기 위해 최소한의 공간에서 대규모로 밀집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 경영이 늘고 있다. 국내 농가 중 동물 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농가는 극소수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산업에서 공장식 축산이 지배적이다. 

  공장식 축산이 증가하면서 가축을 위한 많은 양의 사료가 필요해졌다. 전 세계적으로 숲을 벌채해 마련한 목초지에서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기 위해 콩이나 옥수수를 재배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산불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가축 사육을 위해 매년 우리나라 국토 규모의 열대우림을 파괴한다.

  2019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FAO에서 발표한 통계 기준에 의하면 전 세계에는 약 15억 7,000마리의 소가 트림과 방귀를 통해 연간 약 1억 5백만에서 1억 8천만 톤의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30배 강력한 온실가스이며, 전체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아산화탄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다.

  축산업이 성장할수록 가축 분뇨의 발생도 늘어난다. 무허가 건축물을 지어 축사로 이용하는 기업형 축사들이 분뇨 처리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을 경우 토양 및 수질 오염과 악취 문제를 유발한다. 이뿐만 아니라 농지에 분뇨를 뿌림으로 인해 또 다른 오염이 발생하며, 경지가 흡수하지 못한 양분들은 지하수와 하천을 오염시킨다.

 

  공장식 축산 운영이
  또 다른 피해로 이어져

  축산업에서는 환경오염 외에도 동물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동물을 밀집 사육하고 감금 케이지에 가두는 공장식 축산은 동물이 생명체로서 갖는 기본적인 욕구를 고려하지 않 는다. 한우의 경우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고 운동량을 줄여 마블링을 만든다.

  동물의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 닭의 부리와 돼지의 꼬리를 자르거나 어린 동물의 송곳니를 마취 없이 자르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비위생적인 환경은 가축을 병들게 하며 이는 가축을 소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이어진다.

  축산업은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45%를 가축에게 먹이면서 기아 문제도 악화시킨다. 아프리카에서는 기아 문제와 식량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사람이 먹을 주식 작물보다 수익이 큰 가축 사료를 재배해 유럽이나 미국으로 수출한다. 이와 같은 악순환이 이어지며 기아 문제를 가속시킨다.

 

  축산업계와 채식 단체 간
  서로 엇갈리는 의견

  한국채식연합 이연복 대표(이하 이 대표)는 “전 세계 열대우림의 3분의 2가 70년 이후에 파괴될 것이다”며 “이를 막기 위해 축산업의 기본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FAO에서 발표한 ‘축산 업의 긴 그림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18%로 교통 배출량인 13%보다 많다. 한우협회는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배출량에 비해 가축의 온실가스 배출량 측 정 기간이 장기적이기 때문에 자료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환경연구단체인 월드워치연구소에서도 축산업에 대한 환경파괴 효과를 오히려 축소한 편이라고 주장한다”며 “축산 업이 온실가스의 51%를 차지한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우협회는 동물의 치아나 꼬리, 부리 등을 자르는 행위에 대해 “돈사 내 다른 돼지나 농장 근무자들을 공격할 위험성을 배제하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인간 이기주의에서 비롯한 방식이다”며 “돌발 행동의 근본 원인이 공장식 축산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다”고 전했다.

육류 공급량과 연간 1인당 소비량이 1980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육류 공급량과 연간 1인당 소비량이 1980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출처/통계청>

 

  전문화와 기술 투자로
  환경친화적 축산업 만들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박범수 축산정 책국장은 한국농어민신문 인터뷰에서 “환경친화적 축산업을 위해 과다 사육을 적정 수준으로 줄이고 대기 오염의 원인인 가축 분뇨를 줄이기 위한 기술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며 “축산업의 질 안정화를 위해 가축사육관리업을 실시할 것이다” 고 밝혔다. 가축사육관리업은 시설·장비·자격 등을 갖춘 전문 업체가 축산 농가의 △농장 청소 △가축 분뇨·악취 △폐사 가축 △가축 질병 △소독·방제 를 위탁해 관리하고 수수료를 받는 제도다. *퇴비 부숙도 기준을 시행한 올해 1분기 축산악취모니터링 결과, 암모니아 수치가 지난해 1분기 대비 29.1%만큼 감소해 올해 하반기 시행 예정인 가축 사육관리업에도 이목이 모인다. 축산업계는 축산 현장 전문화로 사육 관리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정부의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해당 제도를 선택적으로 실시해 축산 농가에 대한 규제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5월부터 국립축산과학원과 세종대학교가 협업해 가축 분뇨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해당 기술은 축종별 가축 분뇨에 열분해 기술을 적용해 합성가스를 생산한다. 열분해를 통해 생산한 합성가스는 암모니아 합성과 기타 화학제품 제조에 이용할 수 있으며, 이 연구로 새로운 가축 분뇨 처리법을 고안할 수 있다.

  채식 위주 식단,
  육류 과소비 대안으로

  축산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동시에 소비자의 육류 소비 감소가 이뤄져야 한다. 국내 여러 채식 단체를 중심으로 채식 인구가 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채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 는 추세다. 홍콩은 배달 플랫폼 ‘딜리버루’의 채식 주의자 이용자 수가 증가했으며 식당별 채식 메뉴 주문도 꾸준히 늘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는 ‘고기 없는 월요일’이라는 건강 캠페인이 확산하며 채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채식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며 채식 관련 정보의 접근성도 증가했다. 이 대표는 “‘1명의 완전한 비건보다 10명의 채식 지향자가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다”며 “소비자들의 점진적인 채식 확대가 중 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서는 서울 시내 채식 식당을 소개하며 채식 시도의 기회 및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채식이 단백질 섭취를 방해해 영양 불균형을 일으킬 것을 우려한다. 이 대표는 “쌀이나 콩 같은 식물성 식품에도 단백질이 존재 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며 “현대의 육류 섭취량을 봤을 때 오히려 단백질 과잉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기 없는 월요일은 2003년 시작한 미국 공중 보건 프로그램이다. 2009년 기후변화협약에서 폴 메카트니가 ‘하루라도 채식을 실천하자’며 진행한 캠페인으로 전 세계에 널리 퍼졌다.
고기 없는 월요일은 2003년 시작한 미국 공중 보건 프로그램이다. 2009년 기후변화협약에서 폴 메카트니가 ‘하루라도 채식을 실천하자’며 진행한 캠페인으로 전 세계에 널리 퍼졌다. <출처/영남일보>

 

  농식품부, 대체육 개발 지원
  식문화 고려해 대중화 시도

  채식 인구가 증가하더라도 육류 소비를 병행하는한 축산업 문제는 여전하다. 최근 축산업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육류 소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대체육을 새로운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농식품 부는 올해 식물성 단백질 추출 기술을 활용한 대체육을 연구 지원 분야로 선정했다. 이어 “대체육을 포함하는 **그린바이오 산업은 농업의 성장과 환경, 건강 및 질병 치료 등 경제·사회적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 할 것이다”며 “대체육 연구를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식물성 단백질을 원료로 한 대체육은 지방 함량이 매우 낮은 불포화 지방산이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공주대학교 식품공학과 류기형 교수는 “최근 수분 함량을 늘려 대체육의 식감을 실제 육류와 비슷하게 만드는 연구를 진행한다”며 “미트볼이나 햄버거뿐만 아니라 동양의 식문화를 고려해 장조림 같은 비분쇄육의 연구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육이 실제 육류만큼의 맛 과 품질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여러 장점이 있으니 많은 사람이 대체육 소비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퇴비 부숙도: 퇴비가 썩어서 익은 정도 

**그린바이오 산업: 생명 자원 및 정보에 생명공학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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