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대체당
‘제로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대체당
  • 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전공 교수
  • 승인 2024.04.09 0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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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게 맞는 감미료를 적당량 소비해 장점을 이롭게 활용해야

  단맛은 유지하면서 열량이 적어 체중 관리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제로칼로리 식료품이 유행이다. 설탕 대체 감미료를 많은 식품 분야에 적용하면서 이에 대한 효과를 둘러싸고 여러 의견이 난립하고 있다. 대체 감미료의 과학적 근거와 신체에 주는 영향을 알아보고 앞으로 식품·음료 시장에서의 미래 역할을 예측해보고자 한다.

 

  급상승한 설탕 가격과
  주목받는 대체 감미료  

  최근 설탕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설탕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공급 차질’이다. 시기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설탕 가격이 급속도로 상승했다. 높아진 설탕 가격은 2021년 8월부터 약 1년 동안 잠시 하락세를 보였으나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최근 수 개월간 이어진 설탕 가격의 급등 현상 역시 브라질과 같은 주요 산지 국가에서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공급이 줄어든 데에 영향이 크다.

   전 세계 사탕수수 생산 1위 국가인 브라질에서는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고 2위 수출국인 인도는 지난해 5월부터 설탕 수출을 제한했다. 4위 수출국인 태국도 작황이 악화해 생산량을 줄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자 사탕수수 가공공장이 사탕수수를 설탕의 원재료로 사용하기보다 에탄올 생산에 투입했다는 점도 설탕 수급 상황을 악화시켰다. 덧붙여 국제 곡물가의 지속적인 상승과 함께 전 세계가 코로나 종식 상황에 접어들며 외식 빈도가 늘고 이에 설탕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설탕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최근 설탕 가격지수가 연일 오르며 원당 가격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설탕 가격 급등은 전체적인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설탕을 둘러싼 물가 상승 기조 속에서 설탕보다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은 대체 감미료가 부상하고 있다.

국내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
국내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 <출처/이투데이>

 

  열량이 없는
  제로칼로리 식품이란 
 

  사실상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가공식품에 조금 첨가해 단맛을 즐기며 혈당이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한다면 당뇨, 대사 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감미료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배설되기 때문에, 설탕과 칼로리를 줄여야 하는 비만 인구나 체중감량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겐 꼭 필요하다. 이런 연유로 식품·산업계엔 ‘제로’ 열풍이 불고 있다.

    ‘제로칼로리’ 식품이란 열량이 있는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낸 식품이다. 그러나 제로칼로리 제품이라고 해서 열량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상에서 음료수는 100mL당 4kcal 미만일 때 ‘무(無)열량’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 식품은 100g당 40kcal 미만이거나 100mL당 20kcal 미만일 때 ‘저(低)열량’이라고 표기한다. 어느 정도의 열량이 포함된 음료·식품이라 해도 특정 기준치에 도달하면 제로칼로리 제품으로 표기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감미료의 이점과
  섭취 현황 

  설탕 대체 감미료가 담당하는 역할에는 장점도 있으나 동시에 단점도 가지고 있어 이를 전반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감미료가 설탕을 완전히 대체한다면 객관적으로 체중 감소 측면에 효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첨가당 섭취 권장량은 50g, 10티스푼 정도로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미만을 차지한다. 설탕의 1g당 열량은 4kcal라 설탕과 비교해 당도가 높으면서도 열량이 거의 없는 감미료는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설탕이 들어간 음료 한 캔을 감미료가 들어간 캔으로 바꿔 매일 한 캔씩 섭취하면 체중을 1kg 줄일 수 있다.

설탕 대체 감미료의 감미도 <캡쳐/한화토탈 복합소재연구팀>


  물론 설탕이 든 음료나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이 감미료가 든 식품을 대체해 먹는다면 열량 섭취가 상당량 줄어들기에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설탕이 든 가공식품을 평소 많이 먹지 않는 소비자라면 감미료가 함유된 가공식품이나 제로 음료를 선택한다 해도 체중감량의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현재 식약처가 승인해 국내에서 사용 중인 감미료는 총 22종이다. 그중 시민들이 먹는 감미료는 1일 섭취 허용량(ADI) 대비 1%도 되지 않아 즐겨 먹는 수준이 아니며 가공식품에도 많은 양이 들어있지 않다. 성분만 살펴본다면 모든 첨가물은 독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체 감미료의 경우 장점이 많아 부작용을 주지 않는 양의 범위 내에서 안전 문제를 어느 정도 감내하며 사용하는 것이다.

 

  대체당을 둘러싼 논란
  전문가들의 의견 대립 

  시장에서는 설탕 대신 감미료를 첨가한 식품과 음료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으며 설탕을 빼고 대체당으로만 단맛을 내는 ‘제로 슈거’ 열풍이 불고 있다. WHO는 “인공감미료가 체중감량에 효과가 없으며 당뇨나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잠정 권고를 내며 이 현상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른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우선 WHO에 동의해 첨가물과 가공식품을 부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 미국 시카고대 심장병 전문의인 찰스 저먼 교수와 의사회의 맥버넷, 호주 디킨대는 감미료의 사용이 당 대체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고 발표했다. 설탕 대신 비영양 감미료가 함유된 식품이 건강에 이점이 있다는 오해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반면 감미료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는 시각도 있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니타 포로우히 교수는 “감미료 사용이 단기적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방법의 일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톰 샌더스 교수는 WHO의 우려는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가 부족하고 감미료의 종류나 신체 조건마다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인공감미료의 유해성을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반박한다. 업계를 대변하는 국제감미료협회는 저칼로리·무칼로리 감미료가 철저하게 연구된 성분 중 하나이며 △비만 △당뇨병 △치과 질환을 관리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WHO가 발표한 새 지침은 감미료가 건강에 이롭지 않으나 해롭지도 않다는 의견을 주장한 이전 연구보다 감미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잠정 권고를 심각하게 생각하기보다 설탕에 비해 강한 단맛에 빠졌거나 당뇨와 비만 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감미료를 맹신하여 지나치게 가공식품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에게 건네는 경고 정도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체당 사용으로 음식의 열량을 낮춰 비만 예방이나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주는 순기능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제로 슈거 식품을 맹신해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더욱 단맛이 강한 음식을 찾게 돼 단맛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설탕이나 감미료 모두 과하게 섭취하면 신체에 해가 된다는 점을명심해야 한다. 어떤 제품을 소비할지는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운동 후 당이 떨어져 설탕 함유 음료를 찾아 마셔야 하는 사람도 있고 열량이 걱정돼 제로칼로리 제품으로 단맛을 즐겨야 하는 사람도 있다. 감미료를 선택한다면 해당 감미료가 갖는 장점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단점도 수용해야만 한다. 설탕과 감미료 각각의 장점을 살려 적당량을 영리하게 사용하면 훌륭한 음식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제로 음료에 함유된 감미료
대표적인 제로 음료에 함유된 감미료 <출처/모비인사이드>

 

  대체당의 미래 전망과
  식품·음료 시장의 미래 
 

  최근 불고 있는 ‘제로 슈거’ 바람의 주역인 감미료가 설탕 가격 상승으로 반사 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상 설탕 대신 식품에 사용 가능한 감미료에는 22종이 있다. 단맛을 내는 정도인 감미도가 설탕보다 높은 감미료로는 △사카린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스테비아 △토마틴 등이 있고, 설탕보다 감미도가 낮은 당알콜류인 △에리스리톨 △자일리톨 △만니톨 △말티톨 △솔비톨 등이 있다. 제로칼로리 식품을 최근 제로콜라 등 탄산음료뿐 아니라 사탕, 아이스티, 젤리, 쿠키 등 다양한 식품에서 출시되는 추세다.
  각종 감미료를 둘러싸고 우려의 시각이 있는 건강 부작용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으나 제로칼로리 식품 시장의 인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WHO가 아스파탐을 발암물질로 지정한 이후 오히려 아스파탐이 든 펩시콜라제로의 소비가 늘었다고 할 정도다. 한국의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규모는 2016년 903억 원에서 2022년 이미 3천억 원을 넘어섰다,
  막걸리, 제과, 음료 등을 필두로 많은 국내 식품기업들이 사용하는 감미료가 다시 설탕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회귀하진 않겠으나 최근 쟁점이 된 아스파탐 이외의 다른 감미료를 고려하려는 움직임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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