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식사의 개념에서 새로운 문화로
외식업, 식사의 개념에서 새로운 문화로
  • 이효은 기자
  • 승인 2023.03.20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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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을 통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생성하려는 시도 활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인건비·재료비가 상승해 외식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기업 고유의 이미지를 구축해 하나의 브랜드로 우뚝 선 외식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자리매김 했을까?

 

  인력난·재정난에
  곡소리 나는 외식업계

  지난 1월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발표한 ‘2022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지수는 82.54로 3분기인 89.84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 aT는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이어져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하락의 주요인이다”고 밝혔다.

  실업률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더한 값을 경제고통지수라 한다. 지난 1월 경제고통지수는 8.8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실업률은 0.5% 하락해 3.6%이지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6% 올라 5.2%를 기록했다. 외식업계 소상공인은 큰 타격을 입고 있고 이들의 체감 물가 상승률이 30~40%에 육박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비 심리 위축뿐만 아니라 구인난과 인건비 상승 또한 외식업계의 위기를 초래한다. 대부분의 업무 과정에서 사람의 노동이 필요한 외식업의 경우 구인난에 큰 타격을 입는다.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 따라 외식업계는 인건비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해 9,160원에서 5% 올린 9,620원을 2023년도 최저임금으로 결정했다.

  외식업계 소상공인 A씨는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영업 제한을 가까스로 버텼는데 이제는 물가상승이 발목을 잡는다”며 “재료비 상승으로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도 힘들고 외식업계 소상공인에게도 부담이다”고 전했다.

‘2022년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89.84인 3분기에 비해 7.3포인트 하락한 82.54를 기록했다.
‘2022년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89.84인 3분기에 비해 7.3포인트 하락한 82.54를 기록했다.<출처/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브랜드 이미지,
  외식업으로 잡자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자리를 굳건히 한 외식업 브랜드들이 있다. GFFG(GOOD FOOD FOR GOOD)는 제과점 ‘노티드’와 햄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 등 유명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기업 가치 평가액 3,000억 원을 달성한 비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리보다 브랜드 구축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작년 GFFG의 투자를 집행한 알토스벤처스 박희은 파트너는 “고객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브랜드의 지속성과 트렌드 발굴을 게을리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외식업은 생활 전반에 걸쳐 있기에 무의식중에도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식품과 관계없는 기업도 산업을 확장했는데,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4월 팝업 레스토랑인 ‘피에르 상 앳 루이비통’을 운영하기 시작한 루이비통은 런치 코스 13만 원·디너 코스를 23만 원으로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약은 빠르게 마감됐다. 명품 브랜드가 외식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외식 서비스를 즐긴 소비자가 브랜드에 친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구 및 소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이케아의 푸드코트는 많은 고객이 매장을 찾는 요소 중 하나다. 배고픔을 느끼지 않고 쇼핑을 즐겨야 한다는 창립자 잉바르 캄프라드의 아이디어에서 비롯한 푸드코트는 소비자가 장시간 머무는 것이 중요한 가구 매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데 유용하다.

  ‘굿 스터프 이터리’는 대우산업개발이 운영하는 햄버거 브랜드다. 매장 내 위치한 스마트팜에서 햄버거에 들어갈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우산업개발 이미현 부사장은 “소비자들의 식생활을 연구해 우리의 강점인 건설을 스마트팜과 연결 지었다”며 “스마트팜이 우리 주거공간에 들어온다면 훨씬 더 이득이 클 것이다”고 전했다.

 

  콜라보레이션 기업
  증가한 원인은

  SNS를 통해 유명해진 맛집 앞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풍경을 볼 수 있다. 최근 외식업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며 경험을 공유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방문객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글과 사진이 홍보 효과를 유발해 더 많은 고객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기업이 식음료 매장을 열면 자사 기술 및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고 다른 방법에 비해 투자 비용과 매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또한 외식업에서 추출한 소비자 데이터를 다른 산업에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기업이 외식업으로 분야를 확장한다.

  외식업은 타 업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기업은 협업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업 흐름에 대응할 수 있으며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얻음과 동시에 판매 증가 효과도 낸다. 아시아타임즈가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의뢰해 진행한 ‘MZ세대 마케팅에 대한 인식’에 따르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이 1위를 차지했다.

  김태인(식품영양학 3) 학우는 “뚜레쥬르의 제과제빵기술과 교촌치킨이 만나 새로운 맛의 빵을 출시했던 콜라보레이션이 상상할 수 없던 조합이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협업한 제품에서 뚜레쥬르와 교촌치킨의 특징이 한눈에 보여 두 기업의시너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포화 상태인 외식업계에서 좋은 성과를 내려면 색다른 조합의 제품이 나와야 한다”며 “대중들이 생각지 못한 참신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외식업과 협업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주원(식품영양학 4) 학우는 “소비자들은 특색있고 새로운 맛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기 위해 기업 간 협업이 유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콜라보레이션은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각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고 전했다.

뚜레쥬르와 교촌치킨이 협업한 ‘교촌을 품은 뚜쥬 고로케’
뚜레쥬르와 교촌치킨이 협업한 ‘교촌을 품은 뚜쥬 고로케’<출처/교촌치킨>

 

  이로운 협업을
  이룬 기업들

  최근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기업들도 환경 보호에 책임을 다하려 노력 중이다. 이에 세계적인 외식 기업들이 앞다투어 *ESG 경영을 선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과 현대카드는 2년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개발한 다회용 친환경 배달 용기를 출시했다. 식당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재로 소비자들의 긍정
적인 평가를 받았다.

  aT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들이 찾은 식당을 조사한 결과 60%가 한식이었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과 미디어를 통한 한식 열풍이 주된 원인이라 분석한다. 최근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인해 외국에서도 한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식진흥원이 프랑스 디종에서 세계적인 조리도구 기업인 세브테팔과 함께 한식 알리기에 앞장섰다. 대만의 식품기업 리안화푸드는 대만의 인기 간식에 한국 치킨 브랜드 처갓집의 양념치킨 소스를 곁들인 제품을 출시했다. 외국 기업과 협업을 통해 한식을 곁들인 식품을 개발한다면 현지에서 실패할 확률을 줄이고 한식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분별한 제품 생산을 통한 자원 낭비보다 의미있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기업 간 긍정적 효과를 만든다는 의견이 있다. FC창업코리아 강병오 소장은 “섣부른 협업은 식재료 낭비와 인력 손실로 이어져 브랜드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며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을 취급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SG 경영: 기업의 사회적·환경적 활동을 고려한 사회적 책임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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