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갈 길 먼 국내 여성 스포츠 활성화
아직 갈 길 먼 국내 여성 스포츠 활성화
  • 전서우별 기자
  • 승인 2023.11.13 2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전히 두터운 스포츠계 유리천장, 이제는 깨부숴야

  최근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며 과거와 달리 여성의 활동 영역이 다방면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스포츠계는 여성 선수들의 실력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성 선수들의 주 무대로 여겨진다. 이처럼 여성은 남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해 고위직 의사결정까지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성이 스포츠계 진출에 성공해도 성적 차별, 폭력과 같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진정한 여성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과 개선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스포츠계의
  여전한 유리천장

  오랜 시간 동안 스포츠는 남성 중심의 활동으로 인식됐다. 현재 스포츠계의 차별적인 성 역할과 고정관념에 대한 개선도 이뤄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포츠계 속 여성의 참여율과 활약도는 남성과 비교해 현저히 저조하다.

  하지만 그저 성차별적인 사회적 인식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스포츠계에서 여성이 남성처럼 많은 참여와 활약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성차별적 인식에서 기반한 구조적 문제 또한 여성 스포츠 진입을 막는 장벽으로 기능한다.

  대한체육회가 2020년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스포츠계 여성 참여율은 국제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한체육회 등록 선수 11만 6,753명 중 여성 선수의 비율은 2만 6,268명으로 전체 선수의 22.4%이지만 여성 지도자는 전체 1만 9,965명 중 3,642명인 18.2%에 그쳤다. 또한 △레슬링 △우슈 △유도 △주짓수 △킥복싱 종목에는 여성 임원이 존재하지 않아 타 종목에 비해 여성의 진출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대한체육회 임원 50명 중 여성은 8명에 불과하고 3급 이상 직원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전 세계 국가올림 픽위원의 여성 임원 비율을 30%로 권고하고 있으며, 현행 양성평등 기본법은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에 여성 위원을 40% 이상 참여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공정위원회 △선수위원회 △인권경영위원회 △여성체육위원회를 제외한 18개 위원회는 여전히 법정 수준을 지키지 못했다.

  단국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오정수 교수(이하 오 교수)는 “한국 사회의 유교 이념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제한하고 남성에 의한 스포츠 지배와 통제를 강화하는 기 제로 남았다”며 “잘못된 이데올로기는 한국 사회에 남성 중심 문화를 고착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부정적인 성 편견을 타파하려 강제적인 법률과 제도로 명령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문화적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국 주요 스포츠 단체의 여성 임원 비율
한국 주요 스포츠 단체의 여성 임원 비율 <출처 / 여성신문>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스포츠계 진입 장벽

  여성 스포츠 활성화가 남성에 비해 어려운 요인 중 하나는 여성 선수가 스포츠계에 진입하더라도 활동을 가로막는 차별과 폭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스포츠를 즐기고 참여하는 과정은 여성의 건강과 자아실현을 증진하는데 중요한 역할로 작용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스포츠를 향유하는 여성들은 차별과 폭력이라는 위험에 직면하고 있으며 여성들을 꾸준히 위협해 장기적인 스포츠 활동을 저해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서 발표한 5대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 전수 결과에 따르면,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종목에서 활동하는 여성 선수의 37.7%가 입단 이후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폭력 가해자의 유형을 묻는 항목에서 코칭스태프가 35.9%로 가장 많았고, 선배 선수가 34.4%로 그 뒤를 이었다. 회식 자리와 훈련장이 50.2%와 46.1%를 차지하며 피해 장소로 지목됐다. 이처럼 스포츠계에 진입하는 여성 선수의 경우 성차 별적 발언과 폭력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궁극적으로 본래 스포츠가 내재하는 가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스포츠계에 진출한 여성 선수들의 장기적인 활동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진출을 꿈꾸는 여성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 문제로 남는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 조사 결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 조사 결과
<출처 / 연합뉴스>

 

  스포츠 문화와 미디어 속
  자리 잡은 성차별 관행

  성 역할이란 한 개인이 속한 사회에서 성별에 따라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특징이 일상에 반영됨을 뜻한다. 이러한 성 역할 및 성 고정 관념이 국내의 스포츠계에도 꾸준히 투영됐다.

  남성 야구선수와 치어리더의 예시를 들 수 있다. 스포츠에 직접적 으로 참여해 경기장에서 활발히 뛰는 남성 선수들과 다르게 주로 짧은 옷을 입고 응원하는 여성 치어리더의 모습을 통해 스포츠계에서도 성 역할과 성 고정관념이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상자가 메달을 수여할 때 옆에서 꽃다발을 들고 서 있는 시상식 도우미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로만 구성돼 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성평등을 추구해 시대착오적 관행을 버리고 최초로 남성 도우미가 등장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노출 있는 의상을 입었던 여성 도우미와는 달리, 남성 도우미는 수염을 드러내고 안경을 착용하는 등 여성 도우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스포츠를 다루는 미디어 속에도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를 다루는 방식에서 극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2020 도쿄올림픽 당시 중앙일보는 도쿄올림픽 육상 종목에 참가한 카자흐스탄 여성 기수 올가리파 코바 선수를 요정에 빗대어 보도했다. 기사에 달린 네티즌들의 반응도 외모를 칭찬만이 이어졌다. 일간스포츠는 독자들의 이목을 끌고자 여신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선정해 각국 여성 선수들의 외모를 소개했다. 조선일보 또한 우크라이나 유도 국가대표 다리아 빌로디드 선수의 외모를 언급하며 운동선수보단 연예인에 가깝다고 보도해 여성의 외적인 부분만을 강조했다. 스포츠 경기와 운동선수의 경기력에 주목해 다룬 기사가 아닌 개인의 외모와 성별만을 부각하는 행태가 두드러지며 미디어를 통해 여성 선수들의 경기력과 활약도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담긴 미디어 속 보도 기사를 통해 스포츠 문화에도 여전히 성별에 따른 차별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2020 도쿄올림픽 비치발리볼 종목에서 나타난 성별에 따른 유니폼 차이
2020 도쿄올림픽 비치발리볼 종목에서 나타난 성별에 따른 유니폼 차이 <출처 / Voice of America>

 

  한국 여성 스포츠,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정부는 여성의 낮은 스포츠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스포츠윤리센터라는 전담 기구를 출범해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계 인권침해에 대한 신고 접수 및 조사 △피해자 보호를 위한 상담 △스포츠계 인권침해 방지 예방 교육 진행 등 성평등한 스포츠계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지난해 7월, 경기도에 스포츠인권센터가 최초로 설립됐으며 전국 각지에 스포츠윤리센터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스포츠계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성폭력 등 인권침해 행태는 점차 근절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으로 스포츠윤리 센터의 기능이 더욱 널리 알려져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한국 스포츠의 성평등 증진과 여성의 근본적인 스포츠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 국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서상훈 교수는 한국 스포츠의 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해 미국의 교육평등법 ‘타이틀9’와 영국이 했던 스포츠 참여 촉진 사업 ‘디스 걸 캔’ 캠페인을 사례로 제시했다. 미국은 성별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교육평등법을 제정해 여고생의 스포츠 참여율을 대폭 증가시켰다. 영국 또한 열정적으로 운동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에 담아 보여주는 디스 걸 캠페인을 벌여 SNS에서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국가 지원과 캠페인만으로도 여성의 스포츠 참여율을 높이는 모습이 나타나며 여성의 스포츠 참여는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포츠 그 자체를 즐기는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오 교수는 “스포츠계와 여성체육지도자의 성차별적 요소를 타파하기 위해 한국 체육계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없애고 성평등 교육을 강화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포츠의 핵심 가치는 평등과 공정성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그동안 사회 구조적으로 성평등한 스포츠를 실현하지 못하며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스포츠계의 악습을 끊고 여성 스포츠인의 인권 보호와 스포츠계 진출 및 활약을 도와 공정한 환경을 조성해 진정한 여성 스포츠를 활성화해야 할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