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란 무엇인가?
어른이란 무엇인가?
  • 강서영 기자
  • 승인 2024.03.0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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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른인가?”

  법적으로는 성인이 된 나이임에도 나 자신을 어른이라고 정의하기에 겸연쩍다고 느낄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했다. 어렸을 때는 막연히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인생을 직접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가족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성인이지만 온전히 자신을 책임질 수 없다는 부족함을 느낄 때면 괴리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나 자신을 책임지기 위한 준비로 아르바이트도 시작하며 다양한 사회활동을 경험하고 있지만 사회가 규정하는 어른으로 인정받기엔 부족하다고 느낀다. 청소년 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이라면 대부분이 이런 불안을 겪는 듯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자신을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 명 정도의 자식을 부양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던 부모 세대의 30대와 여전히 혼자 노는 문화에 열광하는 현재 30대를 비교하며 희화화하는 글을 보고 동세대 청년들이 이입하는 공감대를 접했다. 나와 이들은 모두 청소년과 어른의 경계에서 헤매는 성인이행기 단계를 겪는 중이다.

  성인이행기는 새롭게 논의되고 있는 생애 단계로 청년이 직업과 자립 계획을 탐색하는 시기다. 이 시기 청년들은 법적으로는 성인이지만 자신을 어른이라고 느끼지 못한 채 방황한다. 많은 이들이 성인이행기를 겪으며 방황하는 이유는 청년들에게 부여된 ‘과도한 책임’ 때문이다. 상향 평준화된 사회는 청년들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여하지만 사회가 기대하는 1인분을 해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점을 간과한다. 대학에 진학하고 스펙을 쌓으며 단번에 취업해 결혼하는 단계를 미덕이라고 여기는 사회에서 청년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결국 사회가 요구하는 과정이 전부 끝난 후에야 비로소 자신과 사회에게 어른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어른은 혼인하다는 뜻의 옛말 ‘얼다’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른은 ‘성장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통용됐으며 혼인은 어른의 조건으로 보기 어려워졌다. 인생의 일부분으로 개인의 성장 유무를 판가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이, 학력, 스펙 등의 기준은 어른으로 적합한지 판단하는 척도로 적절하지 않다. 사회가 정해놓은 요소만으로는 개인의 성장과 특성을 판단할 수 없다.

  이제 ‘어른’을 새로 정의해야 한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어른은 사회가 만들어낸 허상이며 개인마다 성장하는 과정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 실천하는 자아를 함양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아도 어떤 형태로든 어른으로 성장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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