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영화>
덕기자가 추천하는 <영화>
  • 강서영 기자
  • 승인 2024.10.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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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 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나무 너머 숲을 보는 눈

  우리는 종종 상대의 사소한 특징에 집착해 제멋대로 평가할 때가 있다. 영화 <플립>은 첫사랑을 겪으며 시야를 넓히는 ‘줄리’와 ‘브라이스’의 이야기다.

  주인공 줄리는 앞집에 이사 온 동갑내기 소년 브라이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줄리는 브라이스에게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그는 자신을 쫓아다니는 줄리를 귀찮게 여기며 피해 다닌다.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이 중학생이 됐을 무렵, 마을에서 가장 큰 나무가 잘리는 사건이 일어난다. 자주 나무에 올라 마을 풍경을 구경하던 줄리는 벌목을 막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 그 후 브라이스에게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하지만 거절 당한다. 결국 나무가 잘리자 줄리는 크게 상심한다. 줄리의 아빠는 그런 줄리를 위해 나무 그림을 그려주며 나무 위에서 마을의 나무와 지평선을 아울러 보던 경험을 잊지 말라고 위로한다.

  한편, 브라이스의 할아버지는 앞선 사건으로 지역신문에 실린 줄리에게 관심을 보이며 브라이스에게 묻는다. 줄리의 행동을 시답지 않게 생각했던 브라이스는 줄리의 단점만 이야기한다. 할아버지는 선입견을 버린 뒤 줄리의 기사를 읽어보라고 조언하지만 브라이스는 할아버지의 조언을 흘려듣는다. 브라이스는 여전히 줄리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매일 아침 줄리가 가져다주는 계란을 먹고 싶지 않았던 브라이스는 줄리 몰래 계란을 버리다가 들키게 된다. 자신의 행동에 변명만 늘어놓는 브라이스를 마주한 줄리는 처음으로 그의 반짝이는 눈빛과 미소가 아닌 그 자체를 바라보고 생각에 잠긴다. 그동안 그가 자신을 친구로 여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줄리는 그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브라이스는 줄리와 멀어지고 나서야 줄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후 줄리를 마주친 브라이스는 그의 미소가 아름답다고 느낀다. 이내 자신의 감정을 깨달은 브라이스는 줄리의 집 앞마당에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풍경 전체를 봐야지, 그림은 작은 요소들을 모아두기만 한 게 아니야.”

  나무에만 시선을 두면 숲은 볼 수 없기 마련이다. 사소한 특징만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건 나무 한 그루만 보고 숲을 어림짐작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단순한 몇 가지 특징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존재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나무에 집중해 숲을 잊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플립>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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