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즐거움을 더할 시간
일상에 즐거움을 더할 시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5.03.04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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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웃음이 터지는 시간이 있었다. 황금시간대가 되면 모두 텔레비전 앞에 삼삼오오 모여 즐겨보는 채널을 챙겨보기에 바빴다. 황금시간대란 주말 저녁 6시로 텔레비전을 틀면 방송사들이 저마다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앞다퉈 방영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언제나 일요일 저녁이면 등교 전날임에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 잠드는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매일 함께했던 프로그램들은 점차 사라졌고 자연스레 잊혀갔다.

  최근 나는 우연히 미국 시트콤 드라마 <오피스>를 접했다. 이 시트콤은 실제 회사 직원들의 일상을 관찰하듯 촬영해 방영 당시뿐만 아니라 종영 후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방영한 지 한참 지난 시트콤이라 시대착오적인 농담과 억지스러운 전개가 아쉬웠지만 여러 회차를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고 잊고 있던 과거 시트콤들이 떠올랐다.

  시트콤은 가벼운 분위기와 즐거운 요소를 극대화한 장르다. 방영 당시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하이킥 시리즈> 또한 대표적인 시트콤 프로그램이다. 시트콤에선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인물들이 등장해 현실에서 겪을 법한 일들을 과장되게 표현하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준다. 등장인물이 겪는 모든 사건은 우리가 보기엔 사소하지만 시트콤 안에선 언제나 큰일처럼 여겨진다. 시청자는 시트콤을 일상에 투영하며 공감하다가도 사건이 끊이지 않는 비현실성에 재미를 느낀다. 이처럼 시트콤은 우리에게 묘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던 인물들의 성격과 행동이 회차를 거듭하다 보면 우스꽝스럽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겹겹이 쌓인 등장인물의 서사 속에 담긴 희로애락은 시청자의 공감을 유도하고 그들이 겪는 상황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자기만의 개성과 결점을 고치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한다. 시트콤 속 인물들이 실수하고 사고를 치다가도 이를 해결하고 화합하며 마무리하는 모습에서 시청자는 마음의 용기와 위안을 얻는다.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에서도 공감이 쌓이는 순간이다. 이는 계속해서 다음 회차를 시청하게 만드는 힘이자 시트콤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다. 무거운 현실 속 여러 일에 치여 지친 시청자들에게 현대 사회에서 쉽게 보이지 않는 ‘정’을 느끼게 하며 웃음으로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모두가 텔레비전을 보며 웃고 떠들던 황금시간대가 저물고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시트콤도 이와 함께 사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각자의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무미건조하게 스크롤을 내린다. 주말 저녁 모두가 모여 웃던 시간들은 이제 어디로 갔을까. 서로 갈등하다가도 모두가 뭉쳐 해결하는 시트콤과는 달리 현실에선 서로 잘잘못을 따지며 대립하기 바쁘다. 각자 다르지만 화합하고 이해하며 공존하는 시트콤 속 모습이 지금 우리 사회에도 필요한 게 아닐까? 가벼운 웃음을 주는 이야기 속, 갈등과 화합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시트콤 속 인물들처럼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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