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만든 가격표
감정이 만든 가격표
  • 인도현(정치외교 2) 학우
  • 승인 2025.11.2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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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그런 종이 쪼가리 하나가 그 가격에 팔린다고?’ 아이돌 팬들이 거래하는 ‘포토카드’ 시장을 본다면 누구든 한 번쯤 가질 법한 의문이다. 손바닥만 한 인화사진 한 장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만원대부터 때론 수십, 수백만 원에 판매된다. 작은 종이 사진이 어떻게 이런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그 기반엔 팬심에 의한 수요와 희소성에 의해 창출된 가치가 있다.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에 사람들의 감정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면 높은 가격은 자연스런 시장 논리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포토카드의 시세는 마치 주식과 같이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아이돌이 논란에 휩싸이면 판매자가 늘고 수요가 줄며 희소성은 사라진다. 한때 프리미엄이 붙던 카드도 순식간에 팬들 사이에서 일명 ‘호떡집게’라 불리는 가치 없는 포토카드 신세가 된다. 팬들 사이 농담처럼 쓰이는 말이지만 그 표현 속엔 시장에서 가격이 조정되는 냉정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팬들은 만족감과 소장 가치를 위해 포토카드에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며 이로 인해 강한 수요가 형성된다. 여기에 한정판이나 랜덤 증정처럼 공급이 제한되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가격은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반대로 공급이 늘거나 관심이 줄면 수요가 약해져 가격은 빠르게 떨어진다. 이렇게 포토카드의 시세는 물리적 가치보단 팬심과 희소성에 따른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 으로 결정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현상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것이다. 누군가 가격을 정해둔 것도 아닌데 팬들이 서로 거래하며 자연스럽게 가격이 책정된다. 그리고 공식적인 합의에 부치지 않았음에도 합리적으로 결정된다. 얼마에 팔고 구매할지에 대한 개개인의 선택에 의해 시장이 스스로 운영되는 것이다.그런 선택들이 모여 결국 수요와 공급이 균형에 도달한다.

  K-POP 굿즈 시장은 팬들의 문화를 넘어 시장경제의 축소판이다. 작은 포토카드의 거래 시장에서조차 시장경제의 원리가 반영된다. 시장에서의 가격은 인간의 감정과 욕망 위에 형성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커피 한 잔을 사는 일부터 옷을 쇼핑하는 일까지 우리의 일상적 소비는 모두 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시장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빠르게 반영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가격표가 매겨진다.

  시장경제란 복잡한 체계가 아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경제의 원리를 이해하는 그 체계의 주체이다. 어떻게 보면 시장경제를 이해한 단 건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전제한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중시하는지만 안다면 누구나 이 체계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팬덤의 포토카드 문화가 단순한 유행이나 높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 자극을 활용한 시장경제의 원리를 보여주는 사례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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