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여, 쓸모없는 딸 데려가 줘서 정말 고마워요.”
" 그대여, 쓸모없는 딸 데려가 줘서 정말 고마워요.”
  • 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 승인 2006.09.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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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결혼지참금제 인도 여성인권 유린 주범

  고액의 결혼지참금 제도, ‘다우리’가 인도에서 여아 살해, 가정폭력, 여성인권 유린 등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다우리는 ‘쓸모없는 딸’을 데려가 줘서 사돈집에 고맙다는 뜻과 여자를 남자에게 바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인도의 가부장제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악습 중 하나다. 때문에 인도의 가난한 집안에서 딸은 통상 짐으로 여겨진다.
다우리의 최대 피해자는 가난한 농민과 서민들. 성장한 딸의 지참금을 마련할 방도가 없는 가정에서는 여아가 태어나자마자 목을 졸라 살해하는 비극이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CNN 인터넷 판 보도에 따르면 가난한 농민의 여아 가운데 80%가 태어난 지 몇 분만에 산파나 친척에 의해 살해되고 있다.
임신 중 초음파를 통해 성별을 확인해 여아일 경우, 낙태수술을 받는 여성들도 허다하다.  지난 6월, 현재 언론을 통해 소개된 인도 여성의 사연이 이를 증명한다. 사연의 주인공은 뭄바이에 살고 있는 네 딸의 어머니인 단반티 모레. 그녀는 남편과 23년간 함께 살면서 임신만 하면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딸로 확인되면 그때마다 낙태를 강요당했다. 그런 식으로 낙태를 한 것은 무려 10여 차례. 모레는 그러나 남편이 자신 모르게 다른 여자와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는 사실에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결국 남편을 경찰에 고소했다. 인도 당국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발달된 현대적 의학기술이 여(女)태아살해를 불러일으켜 남아와 여아의 출생비율이 남아 1000명 당 여아 880명으로 성비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다우리 때문에 발생되고 있는 낙태, 가정폭력, 여성인권 유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 정부는 지난 1961년 공식적으로 지참금금지법(지참금을 주고받는 자는 물론 부추긴 사람까지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벌금에 취한다)을 제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인도 전역에서는 지참금을 마련할 수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여성과 지참금이 적다는 이유로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성들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인도민주여성연합은 “지참금 관행이 정부의 법적 조치 앞에서도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점점 빠른 속도로 전역으로 퍼져가고 있다”며 “가내수공업이 번성하던 시대에는 기술을 여자 측에 물려주는 대가로 지불되던 지참금이 이제는 거꾸로 고급기술을 지닌 여성을 데려가는 데도 요구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참금 제도를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던 인도여성들의 태도 변화에 긍정적인 기대를 걸어보고 있다. 지참금금지법이 제정된 이후 소수의 여성들이 지참금을 문제 삼는 시댁식구들을 신고하기 시작했고 스스로 지참금 제도가 부당하다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침묵을 깨고 시작된 ‘그녀들의 반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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