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
[백미러]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6.09.30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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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

며칠 전 신림동 어느 카페에서 FTM 트랜스젠더 한 분을 만났습니다. 사회면의 ‘여기 이 사람들’ 인터뷰 때문이었지요. 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28년간 그가 가졌던 성정체감에 대한 갈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성전환수술을 결정하기까지 들었던 수백 가지의 고민, 성전환자의 인권실태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포부 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세 시간 동안 마주한 그는 남성도 여성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조금 특별한 경험을 한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이었습니다. 때문에 몽롱한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언론의 가십거리로 인해 박혀버린, 특이하고 나완 많이 다를 것이란 그들의 이미지에 비해 그는 기자의 눈에 너무도 평범해 보였기에 말입니다.

트랜스젠더는 성전환자뿐만 아니라 성전환수술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를 단지 성전환자로만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여기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가슴이 나오고 자궁이 있어야 여성이고, 수염이 나고 페니스가 있어야 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성에 대한 갈등과 혐오로 살아온 트랜스젠더를 육체적인 성만으로 구분한다는 것입니다. ‘성전환자 인권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중 45.5%가 자해 경험, 50%가 자살 시도를 했을 정도로 그들에게 육체의 성과 정신의 성을 따로 적용하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닐까요?

모든 사람을 정신적인 성으로 바라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성정체감에 대해 뼛속 깊이 갈등하고 대립했던 트랜스젠더에게는 육체적인 성으로만 그들을 판단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트랜스젠더에게 성전환수술은 필연적인 것일까요? 다른 사람이 그들에게 요구하는 육체적인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육체적인 성만이 자신을 증명하는 잣대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입니다.

배현아 기자
pearcci6@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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