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Dream Specialist
[기자석] Dream Specialist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7.09.29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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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글을 쓰는 오늘로부터 딱 49일 남았다. 7주,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 시간 위에 서있는 고3 수험생들에게는 하루가 1시간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2차 수시 등록이 끝났다. 학생들은 수시 경쟁률 숫자 하나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을 것이다. 문득 나의 고등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1년에 딱 한번 있는 수능시험을 위해서 책상 위에는 가고 싶은 학교의 정문 사진을 붙여놓고 공부를 하던 시기였다.


고등학생 시절 내 짝은 작곡가를 꿈꾸는 친구였다. 음악도 열심히 했지만 공부를 잘하는 친구여서 작곡을 전문적으로 배우겠다고 전문대를 지원한다고 하자 담임선생님이 많이 말리셨다. 하지만 그 친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현직 작곡가를 알음알음해서 작곡을 배우러 다녔다. 꿈 얘기를 할 때면 눈이 반짝 거리던 그 친구가 작년 대학가요제에서 키보드 연주자로 나와 웃고 있었다.


물론 그 친구는 특별한 경우였지만, 나는 수도 없이 꿈을 포기하는 친구들을 보았다. 음악을 하고 싶었던 또 다른 친구는 지금 경영학과에 들어가서 취업준비에 열심이고, 미술을 하려 했던 친구는 도시행정과에 들어가 공무원 준비를 한다. 시작도 해보기 전이었다. 무엇이 그들을 포기하게 만들었을까, 생각해보니 나 역시 그랬다.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쓸 수 있으면 굶고 살아도 되겠다 싶을 만큼 글이 쓰고 싶었는데 막상 선택의 길 앞에 서니 선뜻 그 쪽에 손을 들 수 없었다.


사람의 재능은 쉽게 판별되지 않는다. 계속 공부만 하다가 피아노를 치게 되었는데 그 길로 피아니스트의 길로 들어서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 외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재능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능이라는 제도 앞에 우리는 한 가지 목표만을 보고 달려왔다. 분류는 딱 세 가지. 이과, 문과, 예체능 이 안에 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전히 학생의 가치관이나 재능보다는 눈앞에서 잴 수 있는 점수에 힘을 주는 대학제도가 있고 그렇게 선택된 대학과 학과가 미래를 결정한다. 이 현실 앞에 지금 당장 오늘과 내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달릴 수 있는 내 꿈을 이루는 스페셜리스트가 언제쯤 다시 나타날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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