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문예상 2부문 심사평, 수상소감
학술문예상 2부문 심사평,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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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2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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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문예상 2부문 심사평

박혜영(불어불문) 교수

 

소설 희곡 분야에 응모한 작품은 희곡은 없고 소설만 8편이었다.

소설 주제들은 19세에서 22세에 이르는 우리 학생들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개인적, 사회적으로 얽힌 빈부의 문제, 정체성의 문제, 사랑과 육체적 욕망의 문제, 부모에 대한 애증의 양가적 감정, 개인적인 불운과 그 수용방법 -타인의 탓, 사회의 탓으로 돌릴 것인가, 아니면 운명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 청년실업, 돈과 물질, 정신분열이나 환각 등 정신질환에서 나타나는 현실과 꿈의 괴리, 그 속에서의 의식의 흐름과 현실의 추적, 가족의 치매 문제, 거기다 동성애 문제까지 다양했다.

 

불안과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세대를 조사해보니 3~40대를 제치고 20대가 일위였다는 얼마 전 발표된 연구결과를 반영하듯, 소설 분위기는 대체로 어둡고 무거웠다. 현실이 너무나 옹색하고 부패해보여 어떻게 그런 사회 속에 내 자리를 마련해야 할지 암담하고, 젊음을 치열하게 멋지게 살아내고 싶은 욕망은 열렬한데, 그 젊음을 어떻게 어디에 써야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아서, 사회가 자기를 인정해주고 받아주지 않아서, 언제 누구와 그 젊음을 향유할  수 있을런지 방황하고 모색하느라 고민하는 우리 학생들.

이러한 고민들을 형상화한 응모작들은 객관화의 노력은 보이나, 스토리 구성에서 취약한 점이 많았다. 제목의 상징성들도 빈약했고, 언어도 미숙한 면이 많았다.

 

가작으로 선정한 <헝겊데기>에도 이러한 결점들이 있었다. 친구 미연의 문제의 해결과 그 결말을 덧붙여 주인공의 삶과 대비를 준다면 소설구조가 탄탄해질 것이다. 부정확한 맞춤법도 보였다. 그러나 주인공의 심리를 잘 드러내는 묘사와 비유, 은유가 좋았고, 또한 전반부에서 나타난 사회에 대한 파괴적인 부정적 비판이 후반부로 가면서 사회의 따뜻한 면을 발견하고 그리고 자기 안에서도 사랑과 긍정의 힘을 찾아내어, 상처에서 치유로 가는 반전의 미학으로 발전되는 그 고민의 과정에 박수를 보내며 가작으로 뽑았다.

 

 

2부문 가작 소설 [헝겊데기]

강효정(독어독문 4)


눈에 보이는 상처와 보이지 않는 상처를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의 흉터는 누구나 갖고 있는 또는 갖게 될 트라우마 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하나씩 혹을 달고 있다면 보더라도 보지 않은 척, 놀라더라도 별거 아닌 척 해주는 것이 서로가 완전히 절망하지 않는 유일한 길 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연극을 하는 기분이라는 정희와 통증을 호소하는 친구를 앞에 두고 짓궂은 장난을 치는 미연이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함부로 가늠할 수 없는 타인의 아픔을 정직하게 바라보며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사사로운 농담 속에 번지는 웃음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헝겊데기>가 그런 웃음을 줄 수 있는 소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덕성여자대학교 운현방송국에서 일하며 저는 가을은 상처를 치유하는 계절이라는 주제로 방송멘트를 쓴 적이 있습니다. 색깔을 가진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가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마지막 외침을 한 후 소멸을 준비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뿌리에서부터 자라나는 우리의 상처 역시 가을이 되면 실컷 곪다 마침내 터져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한 겨울, 깨끗이 소독하며 아물고 나면 다시 새살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짙게 물들었다 바람에 부서지는 낙엽처럼 이제 고되게 앓았던 것들은 모두 날아가 버리기를 바라며 부끄러운 제 소설을 읽어주신 고마운 분들의 마음이 잠시 편안해 지셨기를 욕심내어 봅니다. 또 다른 시작을 꿈꾸는 스물 셋, 겨울의 문턱에서 수상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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