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에서 나를 만나다]
[세상 속에서 나를 만나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8.03.2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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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엔터테인먼트 이사 홍현종(39)씨

 

드라마 ‘온에어’가 화제다. 그 중에서도 배우도 모르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대는 악덕엔터테인먼트 이사로 나오는 ‘진상우’와 앉으나 서나 배우생각 뿐인 장엔터테인먼트 이사 ‘장기준’의 대결구도는 특히 눈여겨 볼만하다. 자신의 배우를 생각하는 방향이 전혀 다른 이 두 사람과 작가, PD가 어우러져 드라마는 실제 ‘연예계’를 궁금하게 한다. 그렇다면 실제는 어떨까. 진상우의 ‘명민함’과 장기준의 ‘열혈정신’을 갖춘 H2엔터테인먼트 이사 홍현종씨를 만나보았다.  

 

좋아하니까 힘들어도 괜찮아

그는 대학 때 음악 동아리에서 작곡과 노래를 맡았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음악에 푹 빠졌고 전공인 경영을 접목해 ‘매니저’라는 직업을 택했다. “94년부터 99년까지는 계속 박진영씨 매니저로 활동했어요. 그 뒤로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를 거쳐 현재 H2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게 되었죠.” 이 한마디만 들으면 쑥쑥 쉽게 정상에 올라온 것 같지만 힘든 점도 참 많았다.


“개인 시간이 참 없었어요. 물론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방송관련 직업이 대중들이 쉴 때 뭔를 보여줘야 하는 일이라 휴일이나 밤 시간에도 중요한 일이 많아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죠. 또 방송 스케쥴은 왜 그렇게 변동이 많은지 약속을 잡기도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이것뿐이 아니었다. ‘대중’이라는 다수의 입맛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도 늘 따라다니는 고민거리였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나 컨텐츠도 대중들에게 외면당하면 사라져버리는 대중문화의 특성상 항시 대중들의 코드를 잘 읽고 있어야 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시간에 쫓겨 다녔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 일을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이다. “원래 어떤 일을 하든지 한 번쯤은 미쳐서, 너무 좋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니아를 넘어서 흔히들 말하는 ‘오타쿠’수준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향해 가 봐야하지 않을까요. 전문가들과 상대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요.” 홍씨는 취업면접을 볼 때에도 학점 4.5만점을 기준으로 4.0을 넘는 학생들과 2.0이 되지 않는 학생들의 이력서를 다시 본다. 무엇이든 어설프게 따라가는 것을 싫어하는 그는 평균평점이 4.0이 넘어가는 학생에게는 ‘학업에 대한 노력’이, 2.0이 되지 않는 학생에게는 ‘그 무엇에 대한 열정’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단계씩 밟고 일어서다

어느 직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대중음악 제작 쪽에서 일하는 사람은 각 단계마다 거의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각 단계에서 겪는 일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연예인과 현장을 같이 다니면서 스케쥴을 진행하는 매니저의 경우에는 특유의 섬세함이 요구돼요. 경력을 쌓은 후 직접 스케쥴을 잡아 확정할 수 있는 실장급이 되면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기획력과 섭외력이 중요하죠. 그 후 자기만의 사업체를 갖고 기획사를 운영할 때는 최소 3년에서 5년 후를 바라볼 수 있는 경영인으로서의 날카로운 눈이 필요하죠.”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설 때마다 느끼는 보람은 남달랐다.


매니저로 함께 일하던 신인 연예인이 계속 발전해 대중에게 사랑받는 스타로 성장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것뿐인가, 처음 세운 프로모션 계획이 실행되자마자 대중의 요구와 잘 맞아 떨어져 희망했던 성과가 나올 때면 그의 성취감도 커졌다. 엔터테인먼트 직업에 대한 재능도 물론 중요했지만, 재능 못지않게 그것을 뒷받침하는 노력과 끈기가 필요했다.

 

그는 ‘꿈’이라는 단어보다 ‘목표’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 ‘꿈’은 두 발 앞서나가면 자칫 허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꿈만 꾸고 있으면 그곳에서 멈추는 거예요. 막연한 꿈에 구체적인 실체를 갖춘 계획을 덧붙여서 목표로 바꾸어야 따라갈 수 있지요. 방송 일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방송에 대한 환상은 가지고 있어도 되지만 꿈만 꾸지는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간혹 누군가는 ‘환상을 깨라’라고 말하지만 그런 것은 내가 목표를 이루고 직접 이 곳에 들어와서 확인해도 늦지 않거든요. 스스로 힘이 되는 원동력을 부술 필요는 없잖아요”라며 웃었다.


홍씨는 ‘무엇이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그 ‘무엇이든’에 자신이 잘하는 일을 꼭 집어서 말해주면 좋을 텐데,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어 남에게 자신의 재능을 찾아달라는 투정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기 보단 그 이상을 향해 걸어가는 그는 자신의 목표를 향한 발걸음에 결코 주저함이 없는 성실한 노력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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