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미술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그녀의 미술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 박희숙(미술칼럼니스트)
  • 승인 2008.09.27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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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어린 시절 성폭력의 경험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여류 화가다. 젠틸레스키는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화풍을 구성하고 있지만 작품 안에는 정숙한 여인으로 삶을 살지 못했던 그녀의 고통을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젠틸레스키는 어린 시절 화가였던 아버지의 조수에게 겁탈을 당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법정에 사건을 의뢰했고 기나긴 법원 소송은 젠틸레스키를 유명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그녀는 평범한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1620년경, 캔버스에 유채, 170*136,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여인의 삶을 포기한 채 화가로서 활동을 한 젠틸레스키는 고대 역사나 신화, 성경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켜 표현했다. 젠틸레스키가 표현한 여성은 전통적인 규범에서 벗어난 강한 여성상이었다. 젠틸레스키의 대표작 <홀로페르네스와 목을 베는 유디트>는 성서의 한 장면을 묘사한 작품으로서 그녀의 자서전적 의미를 담고 있다.


유디트는 구약성서에서 이스라엘을 구하는 구국의 여성이다. 잔인하고 야만적인 앗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 군대에게 이스라엘은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유대인 미망인 유디트는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앗시리아군 진영으로 들어가 홀로페르네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며칠 뒤 유디트의 미모와 달콤한 말에 속아 홀로페르네스는 그녀를 연회에 초대한다. 연회에서 홀로페르네스에게 질탕하게 술을 먹여 유혹한 유디트는 사랑을 나눈 후 잠든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었다. 그녀는 그의 머리를 보자기에 싸서 마을로 돌아와 이스라엘 병사들을 선동해 앗시리아군과 싸우게 했다. 목이 달아난 홀로페르네스의 시체를 보고 앗시라아군은 공포에 질려 이스라엘 군과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도망을 간다.


이 작품에서 화면 오른쪽에 오른손으로 칼을 잡고 남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는 여인이 유디트다. 하녀는 홀로페르네스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손을 잡고 있고 유디트의 칼이 홀로페르네스의 목에 반쯤 꽂혀 있으며, 목에서는 검붉은 피가 솟구쳐 나와 침대 시트를 적시고 있다. 유디트를 그린 작품들이 많이 있지만 이 작품처럼 목을 베는 행위를 그린 작품은 많지 않고 대부분 이미 목이 잘린 홀로페르네스의 모습이 등장한다.


젠틸레스키는 아름다운 유디트가 아닌 역겨움을 참고 있는 여성에게 시선을 맞춰 묘사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1597~1751>의 이 작품에 등장하는 참혹한 광경은 그녀에게 고통을 주었던 죄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자 정의의 구현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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