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사는 이야기? 우리가 사는 이야기!
남이 사는 이야기? 우리가 사는 이야기!
  • 장지원 기자
  • 승인 2009.09.12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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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로 우리의 삶을 조명하다.

 

 

▲<서인영의 신상친구> 안소연PD

 혹시 남이 써 놓은 일기장을 읽어 본 적이 있는가. 초등학교 시절 옆자리 짝꿍이 검사 받고 놔두고 간 일기장, 가계부 구석 메모란에 적어 둔 엄마의 짧은 기록,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아버지의 학창시절. 가슴을 두근대며 혹시나 일기 주인에게 들킬세라 급히 읽어 넘긴 그 기록들을 읽는 즐거움은 쾌감, 스릴이다. 그리고 그 스릴 뒤에 남는 진한 잔향…. 그것은 내가 엿본 타인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와 나의 인생이 피워낸 공감대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TV를 틀면 지상파든 공중파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세’라고 할 정도로 많다. 남의 일기를 읽는 게 이렇게 재미있고 공감을 형성하는데, 영상으로 남이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오죽할까. 그 대상이 일반인이 아니라 연예인이라면 그 재미는 더 크다. 스타의 일상을 통해 우리 인생을 조명한 <서인영의 신상친구(엠넷 미디어 주식회사)> 의 안소연 담당PD를 만나보았다.

 

▲ 요즘 여러 형태의 리얼 버라이어티 방송이 눈에 띈다. 그 중 엠넷은 다양하고 획기적인 형태의 리얼 버라이어티를 기획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엠넷이 추구하는 차별화 된 리얼리티는 무엇인가?
 지상파나 공중파나 연예인 또는 일반인 위주로 한 리얼리티 방송은 예전부터 많았다. 점점 이런 형식에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서 제작자와 시청자 모두 일반인과 연예인이 함께 등장하는 리얼리티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그런데 이런 형식의 방송은 일반인이 인기 있는 연예인을 만나 ‘하루 데이트’만 즐기고 마는 형태뿐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하루 수박 겉핥기로 만나고 끝나는 방송 말고 일반인과 연예인이 서로에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진짜 리얼리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 최근 안소연PD는 <서인영의 신상친구>를 기획, 방송했는데 <서인영의 신상친구>만이 가진 특별한 기획 의도가 있었다면?
 <서인영의 신상친구>는 처음부터 서인영 씨의 솔직한 성격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방송이었다. 솔직히 말해 연예인들은 ‘연기’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일반인과 연기가 아닌 실제 생활을 한다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그렇게 방송을 준비했다.

 

▲ 연예인 서인영이 여러모로 출연자를 보듬어주고 하는 것이 보기 좋았으나, 프로그램 기획 자체가 ‘신상 친구 찾기’이다보니 시청자로서 친구를 상품화 한다는 느낌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걱정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친구를 어떻게 물건 고르듯 하겠냐는 것. 서인영 씨도 본인이 악녀가 되어야 하는 것과 그걸 보는 시청자의 시각에 대해 걱정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구성을 위해 위험부담을 안고 서바이벌 형식을 고수했다. 조금이나마 서인영 씨의 부담을 덜고자 5천 여 명의 친구 도전자 중 12명을 가려내는 작업을 본인이 아닌 지인들에게 맡겼다. 도전자들은 모두 이 상황을 냉정하게 하나의 게임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 미션의 경쟁이 커지며 출연자의 거짓말 논란이나, 출연자들이 얼굴 알리기나 개인 사업 홍보의 목적으로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눈길도 있었다.
 시청자들도 흔히 알고 있듯이 서인영 씨는 매우 직설적인 성격이다. 하지만  방송 초기에는 위축되고 외로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서인영 씨도 사람인지라 새로운 사람 12명이 낯설었을 것이다. 다툼도 있었고 거짓말 논란 속에 상처도 받았지만 친구가 되는 과정이 다 그렇지 않은가. 서인영 씨도 그렇게 생각하고 금방 털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 방송 중 펼친 바자회로 수익금 전액을 기부를 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것이 프로그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솔직히 시청률이 더 높아지고 한 것은 아니다(웃음). 친구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뿐이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서인영 씨 스스로 수익금이 적었다고 생각했는지 본인 자비를 더해서 기부하는 예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진정한 리얼 프로그램에 필요한 주인공의 요소는 무엇이고,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 하면서 출연자를 섭외하고 있나?
 솔직함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선호도도 많이 반영한다. 서인영 씨의 경우 반응이 즉각적이고 솔직한 것이 매력이고, 시청자들도 이에 재미를 느낀다. 게다가 트랜드 리더라는 것. 이러한 점이 엠넷이 가지는 색깔과도 맞아 떨어졌다.

 

▲ 도전자들이 도전 상금 없이 모이기도 힘들고,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듯 진솔한 모습을 보이기도 어려웠을 것 같다.
  오히려 도전자들이 상금이 없어서 더 열심히 했고 진솔했다고 생각한다. 순수하게 서인영이라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게임을 즐긴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일반인들은 연예인과 달리 연기를 하면 연기하는 티가 난다. 그래서 촬영 스태프들이 1분 1초 뒤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였는지 카메라가 돌아갈 때 출연자들의 진솔한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방송을 보면 연예인이나 일반인이나 속마음이 잘 드러나고 있다. 촬영할 때 출연자들에게 어떤 지시를 하는 편인가?
 <서인영의 신상친구>에는 성우가 없다. <MC몽 의대가다>에서 보여지듯 ‘닥터 몽은 화가 났다, 닥터 몽은 이렇게 생각했다’ 하고 설명하는 성우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서인영 씨의 심리상태를 모두 파악 할 수 있는 것은 편집할 때 서인영의 감정 흐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도전자들의 속마음 인터뷰가 솔직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상금이 없어서다. 예를 들면 ‘인영이가 너 말고 다른 친구에게 꽃을 줬었는데 그 때 넌 어땠니?’라고 물었을 때 상금을 따려는 사람이었다면 ‘인영이 언니가 진짜 좋아서 그랬을꺼에요. 그래서 저도 괜찮아요.’ 라고 했겠지만, 정말 서인영 씨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고 질투를 느낀 도전자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죽이고 싶었어요’같은 솔직한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 안소연 PD는 <서인영의 신상친구>뿐만 아니라 <추적 X-Boyfriend>등 일반인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방송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과 연예인을 함께 다루는 방송을 만드는 본인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연예인은 공개가 되는 사람들이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지키고 싶어하고, 요즘 일반인들은 예전같지 않게 적극적이고 다양한 개개인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일반인과 연예인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플러스 작용을 했다. <TV는 사랑을 싣고>같은 방송 보면서 나도 저렇게 선생님, 또는 첫사랑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나.

 

▲ 방송 이후 서인영 씨와 우승자 이승하 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그리고 앞으로 안소연 PD의 계획은?
 서인영 씨는 방송 이후 우승자 이승하 씨뿐만 아니라 최종 3인 모두와 실제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사람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이 다 그렇지 않는가. 꼭 한 명만 친한 것이 아니라 동고동락한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앞으로 PD로서의 안소연은 진지하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스타를 조명할 수 있는 스타 리얼리티와 음악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남녀 차별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성차별이 조금은 남아있다. 능력을 인정받으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기도 하고, 밤새워 일하고도 화장을 하고 피곤하지 않은 척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의 여자들은 기혼자가 없다. 아마 육아나 결혼이 걸림돌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많이 의식이 변하고 있어 여성 제작자가 섬세하고 여성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기 유리하다는 생각이 많아졌다. 솔직히 가수 2PM이 왜 멋있는지는 여성이 잘 알지 않는가. 차별이나 어려움이 있지만 ‘본인 하기 나름’이니 열심히 살다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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