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으로 알아 본 남녀 탐구생활
음양으로 알아 본 남녀 탐구생활
  • 손철훈 예한의원 원장
  • 승인 2010.01.0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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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란 남자와 여자가 같이 사는 일이다. 한없이 유치해지는 본능의 정글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궁합에선 후천적 성격 보다 사주팔자로 그 사람의 타고난 심성을 보고자 한 것이다. 앤무어와 데이비드 제슬이 쓴 <브레인 섹스>란 책에서 인간의 성격은 거의 태아 때 형성되고 그 중에서도 남성의 뇌와 여성의 뇌로 만들어 진다는 사례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여자답다고 할 때는 여성성이 많이 표현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여성성 그 자체를 여성의 모든 속성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동양의학에서 음양으로 구분하지만 다시 분석해 들어가면 음에서도 다시 음과 양으로 나눠진다. 여성성을 뇌의학적으로 표현한다면 태중에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은, 혹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의미가 된다. 진화 초기 단계에서 남성성이란 사마귀처럼 교미 후에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단순히 정자를 전달하는 존재 이상의 의미 밖에 못 가진다. 수컷이란 암컷의 몸에서 분화되어 만들어진, 아담의 갈비뼈가 아니라 이브의 갈비뼈에서 만들어진 존재가 진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더 타당성이 있다. 인간에 있어 남성성은 포유류로 발전한 이후의 종족보존을 위한 사회화의 특징을 더 많이 담고 있다. 긴 임신기간과 육아를 위해 집주변의 과일이나 뿌리를 채취하는 여성과 달리, 멀리까지 사냥을 해야 했던 남성들은 공격성과 공간지각력 등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생존의 한 방법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한번 가본 길을 귀신처럼 찾아가는 능력은 위대한 것이 아니라 생존본능의 힘일 뿐이다. 남자가 40대 이후부터 남성호르몬이 줄어드는데 동시에 지남력도 줄어든다. 이때 남성호르몬을 추가로 공급하면 다시 지남력이 좋아진다.  남자들이 아무리 오래 동안 아이를 봐도 왜 우는지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몸 언어를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 남자친구에게 화가나 “네가 싫어졌어!”하고 말하면, 그것이 감정의 언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절교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또한 여성의 행동과 언어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힘든 남자의 한계이다. 그렇다면 쉽게 남성성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매닝의 연구에 의하면 태내의 남성호르몬이 13주 전후에 많이 분비되는데 이때 4번째 약지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아 발달하게 된다. 남성호르몬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서 약지의 길이가 길어진다. 한국에서 3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검지/약지 비율이 남자가 0.945%정도이고 여성은 0.975%인데 국가대표 운동선수인 여성 경우 0.955가 된다. 즉 운동선수인 여성은 보통여성보다 태내에서 이미 훨씬 많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이다. 예한의원에서 50명의 여성성인 여드름 환자의 손가락 길이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0.95의 비율을 보였다. 즉 성인이 된 이후에도 남성호르몬에 민감한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외에도 소리에 대한 민감도, 색에 대한 반응 등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을 알아볼 수 있다.

남성성이 강한 남자와 남성적인 여자가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남성성이 서로 부딪혀 잘 싸운다. 이틀이 멀다하고 이혼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의외로 평화로운 경우 여성이 스트레스를 받아도 참거나, 남성의 강한 지배력에 2인자의 지위로 질서에 순응한다. 남자 세계의 승복은 늑대의 순위 경쟁과 같은 것이다. 그런 남성성에는 위계질서에 순응하는 유전자가 있다. 문제는 2인자가 반항을 시작할 때 권력 투쟁이 시작된다. 남자 40대부터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고 여성은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는 시기이다. 주변을 보면 호랑이 같았던 남편들도 가끔 순한 양으로 변한다. 대개 이때부터 여성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강한 남성성을 들어내는 남자와 강한 여성성을 가진 여자는 고전 소설 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갈등이 가장 적은 구조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여자의 승복은 가족을 보호하고 먹이를 구해오는 그런 남성성에 안정감을 느끼고 포용되는 것이지 위계에 의한 승복은 아니다. 수직적인 남자와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여성은 생물학적으로는 음양의 보완적이고 서로 다른 방향성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부딪치는 경우가 적다. 다만 남자는 피튀기는 액션영화를 보기 원하고 여자는 멜로드라마를 보려한다. 친구같은 관계를 지향하는 현대인들이 취미도 다르고 이상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결합이다. 여성성을 가진 남성과 강한 여성성을 가진 여성의 만남은 음의 기운이 넘쳐서 가족을 이끌고 험한 세상 살아가기에 추진력이 부족하다. 활력 없는 조용한 가족이 될 가능성이 많다. 다시 말해 햄릿형 남자에게는 잔다르크형 여성이 좋다는 이야기다. 매닝에 의하면 인간의 진화는 남성은 여성화되는 방향으로 여성은 남성화로 진행된다. 이런 남녀의 결합은 전통적인 관념에 대한 도전이지만, 서로 생물학적으로도 안정적인 보완관계를 가지면서도 취향이 비슷한 친구 같은 만남이다.

인간에게는 유전과 환경의 영향으로 다양한 속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히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기 힘든 경우가 더 많다. 여성들이 배란기 때는 근육질의 남성에 끌리는 경향이 생기고 다른 시기에는 꽃미남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호르몬에 의해 수시로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면 평소 자신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다.  대개 남녀가 만날 때 감성적으로 편안하다면 생물학적으로 서로 맞을 가능성이 높다. 어느 시대를 망론하고 남녀가 결혼하는데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은 시대는 없었다. 그러나 시아버지의 경제력이 신랑의 능력 보다 중요한 조건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는 시대에 음양의 생물학적 조건을 따지는 것이 훨씬 나의 미래 행복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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