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시대와 가야금의 변주곡
소녀 시대와 가야금의 변주곡
  • 양찬일
  • 승인 2011.05.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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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중국을 몇 차례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중국의 호텔에서 TV를 켜니 수십 개 채널에서 다양한 쇼 프로그램과 드라마, 뉴스 등이 방송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드라마를 보면 과거 중국이 일본 침략에 맞서 싸운 항일 전쟁 등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어 약간은 심심하기까지 했다. 
필자가 한 가지 흥미롭게 관찰한 것은 중국 TV속의 한국 드라마였다. 무심코 리모컨으로 수 개 채널을 돌리면서 보니까 한국드라마 3~4개가 동시에 방영되고 있었다.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말로만 듣던 ‘한류’의 실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한국인으로서 꽤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다. 최근 한류의 흐름을 보면 중국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중국과 더불어 일본은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이 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역시 한류 붐이 거세게 불고 있으며, 멀리는 중동과 유럽,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 한국 가요를 일컫는 케이 팝(K-Pop) 등, 다양한 한국 문화에 엄청난 관심을 보내고 있다.

   한국 문화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게 되면 상상치 못한 경제적 후폭풍이 불어올 수도 있다. 한류가 확산될수록 한국 드라마 속 대사를 따라 하고픈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게 될 수 있다. 그럼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리나라 어학교육업체들이 새로운 수출 효자 기업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한류가 더욱 더 뻗어 나간다면? 동양 사람들이 금발 머리를 선호했듯이 서양인들이 그들의 헤어컬러를 검게 물들이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때가 오면 역시 우리나라 미용업체들이 때 아닌 호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문화가 지구촌에 폭넓게 확산된다면 지난 수백 년간 오로지 미국과 유럽만 바라봤던 세계인들의 인식체계에 근본적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지금까지 셰익스피어와 모차르트가 세계 문화사의 왕좌를 지켜왔다면 앞으로 20~30년 후에는 김소월과 가야금이 그들이 차지하는 위치를 일부 이어받게 될지도 모른다. 소녀시대의 활약이 결국 한국 국악의 세계화를 이끌게 된다는,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이 시나리오가 단지 필자만의 황당한 미래 예측에 불과한 것일까?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한국 가요를 따라 부르는 프랑스 10대들을 지켜보면 전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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