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퍼즐
인생퍼즐
  • 김현애(도서관학 80, 총동창회 회장)
  • 승인 2011.08.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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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끼는 감동과 기쁨을 소중한 사람과 나누면서 살아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그 시간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지난 학기부터 내가 지도하는 대학생들과 독서 모임을 진행하게 된 것도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일방적인 착각이었는지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독서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한 학생이 크게 울분을 터트리며 화를 내는 일이 생겼다. 책에는 인생을 시계에 비유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인생시계로는 몇 시정도인지 계산해 보도록 하는 내용이 있었다. 인생을 24시간으로 환산해서 나온 1,440분을 평균 수명인 80년으로 나누면 1년이 18분에 해당하는데 그 학생은 자신이 그토록 힘들게 감내해온 지금까지의 삶이 고작 아침 7시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에 큰 절망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젊다는 것은 아직은 충분히 시간이 있다는 것이니 실패해도 좌절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을 초래한 것이 난감했다. 무엇보다 아직은 어린 그가 겪었을 시련들이 짐작되어 마음이 아팠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대학시절이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으로 떠오르기보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고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내가 대학에 다녔던 80년대는 시국도 학교상황도 매우 불안정해 온전한 대학생활을 하기가 힘들었다. 대학입학 첫해에 5.18조치로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오랜 시간을 학교에 갈 수 없었다. 무기력하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이런 상태로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게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부터 학교공부와 다양한 아르바이트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크고 작은 실패도 경험하고 좌절감으로 상심하기도 하며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나갔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시절 좌충우돌했던 도전경험과 실패를 통해 배운 교훈들은 내 삶을 다져가는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그렇게 아프고 쓰린 경험 속에서 나의 가능성과 한계를 알 수 있었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자제력과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직은 젊기 때문에 큰 실수나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받고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재도전할 수 있었다.

  나는 울분을 토하던 그 학생에게 인생을 모자이크 퍼즐에 비유하여 평균수명 80세 × 1년 365일 = 29,220의 삶의 조각들을 맞춰야 인생이 완성된다는 이야기를 찾아서 들려주었다.

  고통이든 행복이든 하루하루의 삶은 자신의 인생퍼즐을 완성해가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 그리고 끝이 정해지지 않은 인생퍼즐은 비록 지나온 삶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자신의 노력에 따라 미래는 원하는 조각으로 멋지게 완성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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