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을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
디지털 유산을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
  • 이보영 기자
  • 승인 2011.12.14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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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통신장비의 보급으로 디지털은 우리 삶 속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특히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의 등장으로 그 영향력이 점점 커졌고 디지털 기록도 그만큼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법이나 사회적 인식은 디지털 공간이 빚은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속도 차이로 인해 현재 사회는 다양한 문제들을 겪고 있다. 그 예가 바로 디지털 유산이다.

디지털 유산이란
  디지털 유산의 기존 정의는 ‘후손을 위해 보존돼야 하는 앞선 세대의 디지털 자료’였다. 그러나 최근 그 의미는 한 개인의 죽음으로 인한 디지털 정보 상속으로까지 확장됐다. 즉 디지털 유산의 의미는 앞에서 말한 정의와 사망자가 생전 인터넷에 남긴 기록물이란 정의를 둘다 포함한다.

  디지털 유산이란 단어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천안함 침몰 사건을 통해서였다.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사한 군인의 가족들이 인터넷 사업자에게 사망자 미니홈피의 접근권을 요구한 것이 거절되며 디지털 유산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현재 디지털 유산에 대한 법과 기준은 부족한 면이 많다. 대다수의 법률적 견해도 디지털 정보가 무형적 존재이며 배타적 지배 가능성이 없어 재물로 인정될 수 없다고 정의한다. 그러나 최근 이 인식과 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존 체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들
  SK커뮤니케이션즈의 통계에 따르면 1년에 한국의 대표적 SNS 사이트 중 하나인 싸이월드에 요청되는 사망자 미니홈피의 접근권, 탈퇴요구 등은 400건에 가깝다. 이는 접수된 요구만의 수치로 그 외에 얼마나 많은 망자의 미니홈피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문제에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 방치된 사망자의 사이트 축적은 사이트 서버에 과부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기준이 없어 각 사이트들도 사망자 사이트의 처리 방법이 제각각이며 대개 친족들의 연락이 없으면 그저 방치만 하고 있다.

  또한 전문적 의견과 지식을 갖춘 블로그들이 늘어나며 디지털 자료를 사라지게 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는 디지털 아카이브(사라지는 지식을 디지털화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것) 구성 촉구와 정보트러스트 운동(사라져가는 디지털정보 혹은 보전할 가치가 있는 사이버공간의 지식 정보를 공공화하는 운동)과 연계돼 디지털 관련 법 변화에 힘을 싣고있다.

  사회의 변화와 사람들의 요구로 올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디지털 유산의 개념과 범위를 정리하고 관련된 민법과 저작권법 등 제도를 해석해 디지털 유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출처: 시사저널

변화에 대한 논란
  그러나 여전히 디지털 유산에 대한 논란은 진행 중이다. 디지털 유산을 법제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재산의 범위 지정부터 법이 실천될 방법까지 여러 난관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제일 큰 문제는 사망자의 사생활 침해다. 실제로 전자신문 인터넷 이용자 조사(2010)에 따르면 ‘디지털유품을 남에게 전달하기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원하지 않는다’가 41.9%, ‘원한다’가 34.5%로나타났다. 또한 만약 상속된다면 누구에게 상속할 것이며 디지털 유산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문제다. 현재 상속절차는 상속물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해 평가하고 있다. 이 경우 디지털 유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난감한 사항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 부분은 많은 논란이 있었다. 현재 미국, 독일, 영국 등은 그 대안으로 사후 미리 지정한 사람에게 자신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나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온라인 흔적을 삭제하는 서비스등이 발달하고 있다. 즉 죽기 전에 자신의 상속문제를 정리해 놓으므로 사후에 일어날 문제들을 방지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문제를 담당하는 외국의 레거시 로커 사이트나 인트러스테스 사이트같은 것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 유산의 전망
  인터넷, 가상세계, SNS 등 점점 디지털에 대한 욕구는 커져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터넷 이용률, 프로그램 제작·보급률은 세계가 감탄할 정도로 뛰어나다. 우리나라가 ‘IT강국’ 혹은 ‘인터넷 강국’이라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인터넷, 디지털에 대한 법과 대책이 부족한 현실을 보면 이 명칭들이 멀게만 느껴진다. 진정한 인터넷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법과 대안을 잘 마련해 디지털 유산에 대한 문제점들을 올바르게 대처하고 중요한 자료와 정보들을 사라지게 하는 낭비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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