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할 여성의 역사
기억해야 할 여성의 역사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2.06.1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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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7월 첫째 주는 여성의 발전 중요성을 인식하고 남녀평등 촉진 등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드높이는 여성주간이다. 올해로 17회를 맞이하는 여성주간에 앞서 ‘여성사전시관’을 방문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배우고 갖춰야 할 올바른 자질과 자세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여성사를 다루는 전문전시 문화공간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여성사전시관은 천대받고 무시당하기 일쑤였던 여성들을 재발견함으로써 현대 여성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도모한다. 뿐만 아니라 매년 기획전을 열어 여성사를 돌아보고 공유하는 작업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여성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등 여성 문화예술 발전에 앞장선다. 이렇듯 여성사전시관은 전문적인 전시관임과 동시에 사람들이 편하게 둘러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이 되고 있다.

  할머니, 우리의 딸들을 깨우다
  여성사전시관에서는 <위대한 유산 : 할머니, 우리의 딸들을 깨우다>라는 제목 아래 ▲여성, 깨어나다(교육) ▲여성, 일어나다(운동) ▲여성, 일하다(노동) ▲여성, 달라지다(생활문화변화) ▲여성, 표현하다(예술) 5부의 주제로 나뉜 상설전시를 진행 중이다.

  <여성, 깨어나다>는 여권의식의 태동과 함께 교육기회가 여성에게도 확산되면서 자아인식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짚는다. 여기서는 여학교에서 쓰인 급훈과 실제 여성교육에 사용한 교과서 원본을 볼 수 있다.

또한 연대별, 학교별로 각기 달랐던 여학생들의 교복, 머리모양 등을 조합하는 터치스크린도 있어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여성, 일어나다> 전시관은 교육을 접한 여성들이 자신과 사회를 위해, 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벌였던 투쟁과 그로 인한 성공과 좌절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독립운동, 민주화운동 등 한국여성운동 100년사를 다룬 동영상을 함께 제공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여성, 일하다>에서는 교육의 확대와 산업화에 따라 사회 속에서 역할을 수행해 가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경제·교육·문화·사회 각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여성의 기념비가 전시돼 있다. 유관순 독립운동가를 비롯해 강경애 페미니즘 작가, 박경원 비행사 등 여성 15인이 사용했던 물건과 자료를 통해 그들의 일과 삶, 업적을 이해할 수 있다. <여성, 달라지다>는 개항 이후 서구문화가 유입되면서 변화한 여성들의 생활모습을 다룬다. 이곳에는 한국 관허 제1호 화장품인 ‘박가분’ 등의 생활용품뿐 아니라 머리를 장식하거나 보호하는 데 사용했던 쓰개를 직접 착용해 볼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쓰개가 전시돼 있다. 마지막 <여성, 표현하다> 전시관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속에서 여성이 자신을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표현했는가를 살핀다. 강신재, 한무숙 등 여성작가 5인의 소설 초판, 여성들의 문화에 대한 욕구를 읽을 수 있는 여성지, 여성의 사회적 이미지 변화를 알 수 있는 영화 포스터를 통해 여성의 언어와 표현양식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이처럼 여성사전시관은 다양한 유물과 영상, 단행본 등의 자료를 소장 중이다. 하지만 그 수가 다소 부족하고 깊이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자료부족은 현재 여성사 연구의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단순한 전시관이 아닌 여성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올바른 여성상을 제시하는 종합적인 역사·교육·문화공간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사전시관의 가치는 크다.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여성사전시관은 여성의 삶을 재조명하고 ‘발굴’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전시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대학에서도 여성운동가·교육가이자 우리대학 설립자인 차미리사 선생에 관한 전시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성사전시관 홍보담당 이다혜 씨는 “전시에 관한 내용은 미리 기획되기 때문에 당장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목적이 발굴이니만큼 차미리사 선생이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이다혜 씨는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여성이 드러나지 않거나 왜곡된 경우가 많다. 그런 것들을 발굴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사전시관을 방문한 관람객들, 특히 여성들이 역사를 제대로 배움으로써 자긍심을 갖고 자신만의 롤모델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미래세대는 현대 여성들을 어떻게 기억할까. 우리 역시 과거의 여성들처럼 역사 속에서 잊힐지도 모를 일이다. 사라져간 여성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중요하다. 이는 현대 여성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성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립심을 기르고 가능성을 실현해 보자. 역사 속에서 여성이 주체가 되는 세상이, 양성평등이 실현된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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