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유의 붕처럼 이상의 날개를 활짝 펼쳐 구만 구천리를 날아가라
소요유의 붕처럼 이상의 날개를 활짝 펼쳐 구만 구천리를 날아가라
  • 최시은 기자
  • 승인 2013.09.1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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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장자라고 하면 딱딱한 철학 사상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장자는 그저 사상을 알리는 것에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삶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장자>가 말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에 대해 강춘화(중어중문)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교수님께선 평소 독서를 어느 정도 하시나요
  젊었을 때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지만 요즘엔 보통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는다. 주로 중국의 고전을 읽거나 중국의 현대, 문화, 사회 등을 다룬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가장 최근에는 중국의 현대 문학 작품을 읽었다.

<장자>를 추천도서로 선정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내가 석·박사 시절, 교수님께서 장자 사상을 너무나 재미있게 가르쳐 주셨다. 그때부터 장자 철학에 푹 빠지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교, 불교, 도교 사상으로 대표되는 동양철학 사상 중에 유교나 불교 사상을 많이 읽는다. 중국과 한국 둘 다 도교 사상과 장자 사상에는 관심이 부족한 편이다.

  유교 사상은 타인에게 인간으로서의 도리,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 등을 교육하고 훈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장자 사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인격화시킨 동·식물 등을 주인공으로 한 우화를 통해 인간의 도리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도리를 단순히 글이나 말로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보다 훨씬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아 학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게 됐다.

교수님의 추천도서 <장자>는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소개 해주세요
  <장자>는 내편과 외편, 그리고 잡편 등 총 3개로 나뉘어 있다. 그 중 내편이 장자의 사상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반면 외편과 잡편은 내편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하다. 외편과 잡편의 일부 내용은 앞부분의 논리에 벗어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앞부분에서 유교 사상을 신랄하게 비판하다가도 뒷부분에선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외편과 잡편이 장자의 제자들로부터 쓰인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장자> 내용의 대부분은 우화로 이뤄져 있는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우선 장자라는 사람 자체와 연관이 있다. 유교의 공자와 차이점을 예로 들면 공자는 본인 스스로 예의와 기본을 지키려 매우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내려오던 방식 그대로 책을 쓰거나 제자들을 교육했다. 하지만 장자는 혼란이 가득한 삼국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를 할 수 있었고 자신의 글에 우화를 사용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또한 생존을 위해 그러한 방식을 차용한 이유도 있다. 장자가 살던 시대에는 말 한 마디가 생사에 큰 영향을 끼쳤기에 자신의 생각을 우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말함으로써 스스로의 생존을 추구해왔을 가능성이 크다.

내편의 ‘소요유’ 중 ‘무하유지향’은 마치 본인이 남에 비해 뒤처지거나 무능하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자는 책에서 여러가지 우화를 통해 ‘세상의 모든 사물은 타고난 환경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는 사람들의 생각에 이의를 제기한다. 장자에 따르면 어떤 사람은 이 방면은 부족하나 다른 방면에서는 유능하다. 우리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어떤 학생은 외국어에 유능해 토익, 토플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반면, 또 다른 학생은 외국어에는 능통하지 않지만 미술, 약학 등의 특정한 분야에서 능력을 보일 수 있다. 요즘 학생들이 목을 매는 외국어를 예로 들자면 외국어는 취업과 어느 정도 관계는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다 똑같이 토익, 토플 자격증을 취득해야 되는 것은 아닌데 반강제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런 것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미래에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어느 부분인가요
  상대주의 인식론에 대한 부분이 가장 공감되고 인상 깊었다. 처음 그 부분을 읽었을 때 너무나 와 닿아서 책을 덮고 한동안 깊이 생각에 잠기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장자’라는 이름을 들으면 ‘절대적인 사고방식이 아닌 상대적인 사유방식을 가져라’는 말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는 상대주의 인식론을 가리키는 것으로 각자가 자기의 위치에서만 사물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주체사상이다. 교수와 학생 A, B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교수의 입장에서는 A라는 학생이 어느 정도 실력은 갖췄으나 다른 분야는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낮은 실력을 가진 B라는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A라는 학생은 모든 실력이 뛰어난 학생이다. 이렇게 한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실제 그 학생이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좀 더 높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은 물론, ‘잘한다’ ‘못한다’라는 개념도 상대적인 것이며 절대적으로 ‘잘한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단순히 ‘너’와 ‘나’에서 그치는 상대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면 안 된다. 좀 더 높은 입장, 즉 <장자>에 나오는 ‘하늘의 입장’에서 바라보라는 것이 바로 ‘너’와 ‘나’에 그치는 상대주의를 탈피해 사물을 바라보라는 뜻이다.

이 책을 통해 덕성인들에게 전하시고 싶은 인생의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소요유와 제물론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우선 학생들이 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붕새처럼 이상의 날개를 펼쳐 구만 구천리를 하늘 높게 날았으면 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본인의 꿈을 향해 묵묵히 날아 멋진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학생들이 모든 사물을 인식할 때 상대적인 관점이 아니라 좀 더 높은 차원의 경지에서 바라보고 이해했으면 한다. 우리가 만약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도 취업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각자 잘 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존재한다.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히 해 스스로를 발전시킨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제물론의 이야기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평등해 각자의 위치는 다르지만 하는 일에는 귀천이 없다. 모든 학생들이 <장자>를 읽고 힘을 가져 자기 위치와 일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교수님의 서재 소감을 남겨주세요

         2013년 09월 11일까지 덕기자 페이스북에

          소감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한 분을 선정해

          강춘화 교수님의 메세지가 적힌 추천도서 <장자>를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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