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한 외모가 스펙이 되는 세상
우월한 외모가 스펙이 되는 세상
  • 최아영 기자
  • 승인 2013.12.0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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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성형, 취업을 위한 또 하나의 통과의례

 



  ‘외모도 스펙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자격증 취득, 어학연수, 인턴 활동, 공모전 출전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외모지상주의가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지금,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또 하나의 ‘스펙’을 얻기 위해 성형외과로 몰리고 있다. 면접관에게 호감을 주기 위해 수술도 불사하는 ‘취업성형’ 세태에 대해 알아봤다.

점점 심해지는 외모지상주의
취업을 위해 성형은 필수

  얼마 전 시즌 12를 종영한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는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 현실을 잘 담아내고 있다. 뚱뚱하고 못생긴 영애는 외모 때문에 매번 면접에서 떨어지며 취직 후에는 예쁜 여직원들과 차별을 당한다. 6년 이상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온 이 드라마가 보여주듯 외모가 준수하면 취업이 용이하고 취업 후 보다 원활한 직장생활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는 것도 외모지상주의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는 것을 당연시 여기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차별 문제로 금지돼 있다. 이력서 사진을 보고 외모가 호감인지 아닌지 우선적으로 판단하며 경력은 뒷전이라는 말도 존재한다. 실제 이력서 사진으로 인해 면접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취업난 속 외모 경쟁력으로 인해
 ‘취업성형’이라는 신조어 탄생
  이러한 심각한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취업성형’이라는 신조어까지 새로 생겼다. 취업성형이란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인식과 함께 면접 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성형수술의 유행으로 인해 생긴 말이다.
 
  지난 해 12월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 ‘아르바이트 천국’에서 대학생과 구직자 1,0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61%가 ‘취업을 위해 성형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답했다. 취업을 위해 이미 성형수술을 받은 대학생과 구직자는 12.3%로 나타났다.

  취업성형에 대해서는 32.5%가 ‘취업난과 외모지상주의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답했다. 부위별로는 첫인상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쌍꺼풀 수술 등의 눈(25.9%) 수술이 1위를 차지했고 지방흡입(22.8%), 턱 및 안면윤곽(21.9%) 수술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취업을 위해서라면
기업이 선호하는 얼굴로 변화
  마케팅 분야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교 4학년 A양은 얼마 전 쌍꺼풀 수술과 함께 코에 필러 주사를 맞았다. A양은 “성형외과를 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내가 원하는 기업이 예쁘고 참한 이미지, 수수한 이미지를 원하다 보니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고민도 많이 했지만 외모를 바꿔 취직할 수 있다면 후회는 없다”고 기업 이미지에 맞추기 위해 성형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취업준비생 간에는 기업별 얼굴형, 인상, 이미지, 의상 등이 화제가 되고 있다. S기업에서 면접을 보고자 하면 남성의 경우에는 파란색 넥타이를 매는 것이 좋고 여성의 경우 검은색 둥근 코 구두를 신고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H기업은 세련된 얼굴을 선호하거나 호감가는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하여 명품코코성형외과 백영숙 상담실장(이하 백 상담실장)은 “항공사 계열 중 K기업은 예쁜 이미지를 선호하고 A기업의 경우에는 수수한 이미지와 자연스러운 얼굴을 선호한다”며 기업별 선호 이미지가 다르다고 밝혔다.

  이처럼 각 기업별로 선호하는 이미지가 다르다 보니 취업성형을 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은 아예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적합한 얼굴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백 상담실장은 “처음부터 기업 이름을 말하며 기업에서 원하는 얼굴, 이미지로 만들어 달라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승무원이나 아나운서, 대기업 지원자들이 외모 때문에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에 W기업의 김해진 인사팀장은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며 “일부 기업에 대한 소문이 과장돼서 퍼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외모보다는 분위기로 표현할 수 있는데 순한 인상보다는 샤프하고 적극적인 인상에 조금 관심을 둔다”고 말했다.

취업성형의 유혹
남성까지 끌어들여
  취업성형은 더 이상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에는 취업과 승진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남성 역시 증가했다고 한다. 취업 준비생 27세 B군은 계속되는 취업 실패로 인해 낙담을 하던 중 취업컨설팅 담당자의 권유로 돌출 입을 교정했고 그 결과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당당히 취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 ‘아르바이트 천국’에서 면접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 지원자의 경우에도 외모가 10%정도 평가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강남 베스트 성형외과 고은영 과장(이하 고 과장)은 “요즘에는 20대부터 30대 초반의 남성들도 취업을 위해 많이 온다”며 “면접을 앞두고 있는 남학생들은 눈과 코에 티나지 않는 쁘띠성형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의 경우에는 외모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현재는 외모가 스펙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수술이 자연스러워졌다”고 취업성형 추세를 설명했다. 또한 “단순히 취업을 넘어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위해 주름개선 등의 성형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어
성형 전 신중한 태도 필요
  하지만 취업성형이 좋은 인상을 주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등 좋은 점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취업을 앞두고 급하게 시행한 성형수술은 간혹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취업을 앞둔 많은 지원자들은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 면접 2, 3주 전 쁘띠성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쁘띠성형은 칼을 사용하지 않고 주사를 이용해 성형수술을 하기 때문에 실제 성형보다 간단한 편이다. 또한 회복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며 빠른 시간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면접을 앞둔 지원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쁘띠성형도 하나의 성형이고 이에 따른는 부작용 또한 존재한다. 이에 대해 고 과장은 “쁘띠성형에도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많은 지원자가 눈 성형수술을 하는데 눈은 쁘띠성형이라도 위험하고 부작용도 많으므로 보다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빚을 부르는
취업성형의 이면
  취업을 위해 빚을 내어 성형을 하는 등 취업성형은 비용적인 면에서도 구직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일정한 직업이 없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몇 백만 원에서 몇 천만 원에 달하는 성형수술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채용전문기업 ‘코리아리크루트’는 최근 구직자 7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구직자들 중 취업성형으로 인해 빚이 생겼다는 답변이 전체의 4%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하여 W기업 김해진 인사팀장은 “외모를 보고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특정부서를 제외하고는 절대 외모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개인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고 입장을 표했다. 또한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외모에 부담감을 갖거나 자격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당당한 자세로 면접을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외모가 취업의 전부가 아님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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