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열품, 편입학원 대학 그리고 학생의 공동작품
편입열품, 편입학원 대학 그리고 학생의 공동작품
  • 박선미 기자
  • 승인 2004.03.29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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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과대 광고
 입학식 날은 처음 학교에 들어놓은 신입생들에게 있어서 설레고 기대되는 날일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그들을 반기는 것은 편입 전단지, 편입학원 광고들이다. 이런 광고들은 학교 매점, 자유게시판, 강의실 등 학교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주 버젓이 ‘이 학교보다 좋은 학교로 갈 수 있어. 그러니까 떠나는 게 어때?’라며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사회는 대학 간판이 무엇이냐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고 그에 따른 사회인식도 달라진다. 그야말로 학벌주의가 만연한 세상이다. 이런 사회 구조 속에서 학생들은 지금 자신의 위치에 불안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편입’에 대한 과대 광고는 학생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여 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다는 상승욕구를 북돋는다.
 오진희(영문·03)학우는 “편입할 생각이 없다가도 편입에 대한 광고를 계속 보다보면 편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며 편입학원 과대광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결국 편입학원의 과대광고는 우리사회의 학벌주의를 더욱 조장할 뿐이다. 게다가 편입시험이 수능보다 힘들고 경쟁률이 매우 높으며 준비시간이 오래 걸리고, 합격한다 해도 기존 학생과는 다른 대우를 받는 사실은 어디에도 없다. 학생들을 교육해야할 학교당국도 본분을 망각한 채 편입제도를 이용해 정원 채우기에 급급하고 있다. ‘편입’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학교를 빠져나간다면 역으로 ‘편입’이라는 방침으로 학생들을 받아 공석을 메꾸고 있는 것이다.
 편입 전형방법 문제
 이러한 공석을 메꾸기 위한 편입은 절차에 있어서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바로 전형방법이다. 본교의 경우는 학점과 자체적인 영어시험만으로 편입 합격여부를 가린다. 본교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가 영어와 전적 대학 학점만으로 전형을 실시한다. 본교 편입 담당 조연정 선생은 “편입생을 특정히 한 과에서만 뽑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과에서 뽑는 것이기 때문에 전공 시험은 보지 않고 학점과 자체 영어시험만으로 뽑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점은 학교에 따라 평가방식이 다를뿐더러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학교가 서로 다 다른 학생을 평가하는데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다. 또한 각 과마다 특성이 다 다르고 가져야 할 지식 소양도 다르다. 예를 들어 국문과의 경우에 영어보다는 오히려 문학적 소양이 더 중요할 것이다. 자체 영어시험만으로 편입생을 뽑는다는 것은 단순히 ‘공석을 메꾸기 위한’ 편입시험이 발생시킨 문제다. 서울대나 연세대, 이화여대 등의 경우에는 학점·TOEIC 점수 이외에도 전공 시험을 따로 치른다. 전공시험의 방법도 과마다 다양하다. 논술을 보는 과, 면접을 보는 과가 있는 반면 전공시험을 보는 과도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당락의 명백한 기준이 없어 투명성과 평가의 일관성 부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학점, 영어시험이라는 전공과 관련없는 상대적인 기준보다는 전공과 관련된 시험을 본다거나 논술, 면접을 보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학생을 평가할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편입을 향한 맹신
 결국 편입의 매커니즘을 살펴보면 편입학원의 상술과 대학당국의 무방비한 처사, 학생들의 상승욕구가 서로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학벌위주의 사회에서 편입학원의 상술과 ‘편입을 하던 말던 난 몰라.’식의 대학당국의 무방비한 태도로 인해 학생들 대부분은 편입에 대해 꿈꾸곤 한다. 만약 학생들이 본교에 없는 과로 이동하고 싶다거나 부득이하게 학교를 옮겨야 할 때의 경우 편입은 하나의 대안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학벌이나 편입학원의 상술 등에 현혹되어 편입을 준비하는데 헌신을 쏟는다면 그것은 시간낭비다. 편입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공부는 알다시피 영어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편입을 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는 전혀 관계없는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과가 정원이 날지는 알 수 없으며, 편입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취업에 유리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를 버리지 못하고 편입에 대한 생각에만 빠져있다면 현재 자신의 삶은 우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시간낭비든 아니든지 간에 편입에 대한 선택은 학생들의 몫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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