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
이슬람? 국가?
  •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인문한국 연구교수
  • 승인 2015.03.0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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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테러단체 IS에 대하여


  이슬람을 대변하지도, 국가도 아닌 IS

  2014년 6월 29일 바그다디(al-Baghdadi)가 이끄는 테러단체가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를 장악한 후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이하 IS)’ 건국을 선포하고 바그다디를 ‘칼리파(Khalifah)*’로 선언했다. 1924년 터키 공화국에서 폐지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칼리파 제도를 부활시키면서 IS가 전 세계 무슬림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방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다수 무슬림(이슬람교 신자)들은 ‘이슬람 국가’라는 말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이슬람을 대변하지도, 국가도 아닌 IS를 ‘이슬람 국가’로 부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대신 ‘다이시(Daish)’로 부른다. 다이시는 IS로 바꾸기 전 이들의 단체명이었던 ‘이라크와 시리아 이슬람 국가(ISIL 또는 ISIS)’의 아랍어 머리글자를 합쳐 부른 데에서 나왔다.

  누스라전선과 완전히 결별한 후
  IS 성립을 공포

  IS 테러조직의 전신은 요르단 태생 자르까위(al-Zarqawi)가 1999년 이라크에 만든 ‘유일신과 지하드(jihad)’이다. 지하드는 흔히 성전(聖戰)으로 번역되는데 원 의미는 투쟁(鬪爭)이다. 자르까위는 강경노선 무슬림들의 영향을 받아 일생을 이슬람을 위한 투쟁에 바치기로 마음먹었고 1999년 아프가니스탄으로 건너가 오사마 빈라덴을 만났다. 2004년 자르까위가 충성을 맹세하면서 자르까위의 조직은 ‘메소포타미아 지하드 기지’로 이름을 바꾸고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가 된다.

  이들은 사담 후세인 몰락 후 미국의 도움으로 시아파 중심의 국가로 변한 이라크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자신들의 종파인 순니파 무슬림 불만세력을 흡수해 반미, 반이라크 정부 투쟁의 선봉에 섰다. 2006년 ‘이라크 지하드 용사 협의회’로 확대 변경하고 자르까위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후 이 조직은 ‘이라크 이슬람 국가(ISI)’로 재정비하면서 이라크 안바르주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고자 했으나 지역주민들을 잔인하게 다스리면서 민심을 잃고 실패했다. 2011년 1월 튀니지로부터 시작된 민주화 열풍이 시리아로 불면서 시리아의 민주화 시위가 내전으로 치달았다. 혼란의 틈을 타 시리아 출신 자울라니(al-Jawlani)를 보내 ‘누스라전선(Jabhat al-Nusrah)’이라는 무장 세력을 형성하는 데 성공한 ‘이라크 이슬람 국가’는 ‘이라크와 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 또는 ISIL, 이하 ISIS)’로 개명했다. 이에 누스라전선을 이끌던 자울라니가 자신은 알카에다 조직으로 남겠다고 반발하면서 ISIS는 알카에다, 누스라전선과 완전히 결별하고 독자적인 길을 모색, 이윽고 시리아 알레포시 인근 라까를 중심으로 영토를 확대하고 이라크 모술을 이라크 정부군으로부터 탈취했고 2014년 6월 29일 ‘이슬람국가(IS)’ 성립을 공포하는 데 이르렀다.

  순니파 이슬람 세상 건설이 목적
  이슬람 종교에는 크게 순니파와 시아파가 있는데 IS는 순니파에 속한다. 이들은 순니파만 무슬림으로 인정한다. 전 세계 무슬림중 약 85-90%가 순니파이고 10-15%가 시아파인데 이들의 눈에 시아파는 무슬림이 아니기에 죽여도 무방하다. IS의 궁극적 목적은 이슬람의 황금기 7세기의 영화를 되살려 동쪽으로는 중국의 신장위구르, 중앙아시아, 서로는 스페인, 북으로는 동유럽, 남으로는 수단, 소말리아에 이르는 순니파 이슬람 세상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이들이 세울 이슬람 세상에서는 이슬람 종교의 가르침에 따르는 이슬람법이 시행된다. 세상을 보는 눈이 극단적이다. 아군 아니면 적군이라는 완벽한 흑백논리를 지니고 있는데 IS의 지도자 바그다디가 한 말을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오, 이슬람 공동체 사람들이여, 진실로 오늘날 세상은 제 삼자가 없는 두 진영, 두 참호로 나눠져 있다. 이슬람과 신앙의 진영, 불신과 위선의 진영이다. 다시 말해 한 진영은 무슬림과 투쟁용사들로 이루어져 있고, 또 다른 진영은 유대인, 십자군, 이들의 동맹, 신앙이 없는 여타 나라와 종교로 구성돼 있다. 후자는 모두 미국과 러시아가 이끌고 유대인들이 동원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터키 등 이슬람 문화권 국가들은 IS가 좋아할까? 아니다. IS가 보기에 이들은 모두 미국의 꼭두각시로 제대로 된 무슬림이 아니다. 순니파라도 IS와 생각이 같지 않으면 무슬림이 아니다. 결국 IS는 현재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지역 밖에 있는 무슬림은 모두 진정한 무슬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들의 영토로 이주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IS 치하에서 그리스도교인, 유대인 같은 비무슬림은 인두세를 내야 2등 시민으로 존속할 수 있다. 물론 선교는 안 되고, 무슬림을 자신들의 종교로 개종시켜서도 안 된다.

  IS는 현재 자신들이 종말론적 전쟁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슬람 예언자의 언행을 모아놓은 전승집에 따르면 세상 종말이 오기 전 무슬림 군대가 그리스도교 군대와 다비끄(Dabiq)라는 지역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다비끄는 터키와 가까운 곳에 있는 국경도시로 시리아 땅으로 현재 IS가 장악하고 있다. 또 이슬람의 경전 <꾸란>과 예언자 전승집을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문자적으로 해석해 참수, 화형, 노예제, 강간을 정당화한다. 더 나아가 세상 무슬림들이 모두 배척한다고 해도 IS는 자신들이 그 누구보다도 이슬람 전통을 충실히 따르는 진정한 무슬림이라고 믿고 있다. 

작년 8월 9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IS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 밖에도 독일, 프랑스 등에서 IS를 규탄하는 시위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출처/허핑턴포스트

IS 퇴치는 미국과 연합국의 이견 조율이 핵심
  IS는 종교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테러집단임에 틀림없다. 현재 IS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은 시리아의 이분의 일, 이라크의 삼분의 일에 이르는 지역으로 약 5만 5천㎢이다. 알카에다와 달리 IS는 영토를 장악하면서 석유자원, 인질 몸값 등으로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테러조직을 운영 중이다. 또 무슬림 세계를 타락시키는 서구를 공격하는 것을 급선무로 삼았던 알카에다와 달리 IS는 서구에 굴종하는 무슬림 정권을 먼저 공격한다. 미국이 중심이 된 연합군은 일단 이라크에서 IS를 몰아내는 데 노력 중이나 탈환한 땅은 약 700-800㎢에 불과하다. 현재 2만-2만 5천 명에 이르는 이라크 지상군 병력이 미 공군의 도움을 받아 IS가 장악한 이라크 제2의 도시이자 이라크 순니파의 중심도시인 모술을 수복하는 작전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라크와 달리 시리아에서는 IS를 퇴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연합국 간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꼬여 있기 때문이다. 시아파에서 파생된 ‘알라위(Alawi)’라는 소수 종파가 1971년부터 시리아를 지배하면서 시아파국가인 이란과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시리아 정부가 되살아나면 이란의 영향력이 중동에서 지속될 것이기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걸프지역 순니파 왕정국가들이 IS 격퇴에 미온적이다. 따라서 시리아 내 IS 퇴치는 미국과 연합국이 이견을 조율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힘든 구조다.

종교적으로 광적인 사람들이 없도록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

  IS는 인터넷이라는 현대 문명의 이기를 십분 활용하여 전 세계 곳곳에서 10대 남녀를 전사와 성적 노리개로 끌어들이고 있다. 현대를 이용해 과거로 데려가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종교적 신념의 노예, 주위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못 받는 은둔형 외톨이들, 옳다고 믿는 것에 목숨을 건 IS 전사들에 반한 여학생들 등이 가담하고 있다. 우리나라 ‘김 군’도 그중 하나이다. 보편적 인권의 이름으로 IS 격퇴는 현재 우리 인류가 받은 지상명령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살인을 일삼는 IS를 용인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물리적 퇴치에는 한계가 있다. 살인마들에게 매료돼 시리아로 떠나는 젊은이들이 없도록 우리 사회를 재점검해 사상적으로, 종교적으로 광적인 사람들이 나올 수 없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현대를 과거로 퇴행시키는 IS가 우리에게 던지는 뼈아픈 화두는 바로 “현대사회는 어떻게 살인자를 ‘쿨’하게 여기는 10대들을 만들었는가.”가 아닐까. 깊이 반성해야 한다.

*칼리파(Khalifah) : 대리자, 계승자라는 뜻.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632년에 죽은 후 그를 대신해 무슬림공동체를 이끌던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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