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불편함을 겪어야하는 기자
[기자석] 불편함을 겪어야하는 기자
  • 최한나 기자
  • 승인 2015.03.30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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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홍보실이 운영하는 학생 기자단이 아닌 덕성여대신문사에 들어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이에 기자는 “자유와 편집권이 보장된 덕성여대신문사에서 진정한 대학언론 기자가 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일 년 정도 덕성여대신문사의 기자로 활동하며 깨달은 것은 내 대답처럼 진정한 대학언론 기자가 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진정한 대학언론 기자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할수록 외부에서 오는 불편한 시선과 그 시선에 좀 더 대담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행동들이 나에게 장애물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가 쉽게 대답했던 ‘진정한 대학언론 기자’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지난 겨울 교수신문 주최 <기자학교>    에 참가해 고재열 시사인 기자의 강의를 들었다. 그는 대학언론 기자들에게 “기자는 판단을 하는 직업이다. 어떤 것을 기사화할 지, 어떤 부분을 취재할 지, 끊임없이 판단해야 한다”며 “독자인 학생들을 위해서는 불편한 판단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을 기사화 할 지 판단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편함과 불편함 사이에서 갈등할 때가 많다. ‘내가 괜히 이 기사를 써서 우리대학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라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곤 한다. 그래도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야만 하는 기자의 역할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불편한 판단을 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학언론 기관이라는 이름 앞에 떳떳해지려고 말이다.

  취재를 시작하면 또 한 번 불편함이 찾아온다. 취재과정에서 ‘왜 학교를 깎아내리는 기사를 쓰느냐’, ‘사진을 직접 찍지 말고 보내주는 걸 쓰는 건 어떠냐’는 질문들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대학언론을 무시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속상하다. 덕성여대신문은 홍보지가 아니며 우리는 홍보기자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대학의 좋은 소식도 보도하지만 대학의 문제와 불편한 진실도 밝혀야 한다. 기자는 덕성여대신문사가 불편한 판단을 피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가끔 기사가 보도된 후 학내 문제가 개선될 때는 온 마음이 뿌듯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내의 민감한 문제나 고발기사를 보도하고 나면 친구에게 쓴소리한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다. 누군가의 미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무섭다. 그러나 고재열 기자는 “여러분이 기자가 된 순간, 세상과 약속을 한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누군가 안 좋은 소리를 해야 하고 누군가는 까칠한 역할을 해야만 할 때, 그것은 당신이 맡아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까칠한 역할을 맡는 것, 이건 대학언론 기자인 나의 일이다. 그러니 이번 학기부터는 쫄지 말고 좀 더 대담하게 기자생활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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