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혐오하는 사회
다름을 혐오하는 사회
  • 김유빈 기자
  • 승인 2015.09.15 0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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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죄가 되나요

  지난 6월 서울 시청광장에서 제16회 퀴어축제가 열렸다. 동성애자, 트렌스젠더 등 많은 성소수자들이 이날 퀴어 축제에 참여했다. 같은 날 동성애를 혐오하는 기독교단체도 같은 장소에서 동성애 반대 집회를 했다. 기독교단체 측은 퀴어축제가 서울시에 허가를 받았을 때부터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에서 퀴어축제를 허용한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일이다”는 다소 극단적인 입장을 비쳤다. 오늘날 우리사회에 동성애 혐오가 이토록 많이 퍼져 있는이유는 무엇일까?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 호모포비아

  동성애는 개인의 성적인 취향이다. 이성애자는 동성애를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동성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모두 호모포비아는 아니다. 호모포비아는 동성애 혐오증 또는 공포증을 뜻한다. 이들의 대다수는 동성애자를 무조건적으로 차별하고 혐오하는 사람들이다. 극단적인 호모포비아는동성애자에게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런 무차별적 배척은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권 문제로도 불거지며 세계 곳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호모포비아들은 대개 동성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치부하며 치료를 통해 이성애자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성병의 원인이 동성애이며 동성애자의 대부분이 에이즈 감염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에이즈는 동성 간의 성관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보균자인 사람과의 성관계에서 감염된다. 또 동성끼리 결혼 시 자식을 낳을 수 없어 번식없이 쾌락만을 추구한다고 말하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만약 자식을 낳지 않는 것이 죄가 된다면 비단 동성애자뿐만이 아니라 불임부부나 독신 등 많은 사람들도 비판 받아야 한다.

  사람들은 동성애가 익숙하지 않아서 두려운 마음으로 호모포비아가 될 수 있다. 또한 종교적으로 자신이 믿는 신념과 다를 때 동성애를 혐오하여 호모포비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자신의 성적인 취향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혐오를 받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대중매체 속 동성애의 이면

  동성애를 다룬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드라마, 웹툰 등이 많아지면서 우리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은 동성애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졌다. 매체 속에서 동성애는 조금 색다른 연애로만 비춰진다. 웹툰 <모두에게 완자가>는 동성연인의 일상적인 연애를 그린 만화다. 이 만화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동성애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는 기회가 됐다. 대중매체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네이버 웹툰 <모두에게 완자가>는 동성 연인의 일상을 그린 웹툰이다.

 

하지만 대중매체를 통해 동성애가 표현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 한다. 지난해 방영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은 청소년들이 주 시청자인 프로그램에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방송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극중에서 여고생 둘이 키스를 하는 장면이 성에 관한 내용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방송심의규정 제35조 2항’과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이 금지된다는 ‘방송심의규정 제27조 5항’에 어긋난다는 판정이었다.

JTBC에서 반영된 <선암여고 탐정단> 중 여고생 키스신 장면은 방송통신위원회에 경고를 받았다.

 

  동성애 혐오 문제세계는 과연?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동성애 관용 수준이 가장 낮다. ‘동성애자가 살기 좋은 나라’ 부문에서도 69위이다. 우리나라에는 동성애와 관련된 법이 아직 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다. 외국의 경우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와 같은 국가에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있다. 이런 나라들은 대부분 동성결혼이 합법화돼 있다. 미국에서는 2003년 처음 메사추세츠 주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했고 올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미국 전역의 동성결혼을 합법화 했다.


   반대로 우간다, 이란, 러시아 등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들도 있다. 러시아는 2013년 7월에 압도적인 지지로 동성애 반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미성년자에게 동성애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동성애자들의 권리에 대해 논하는 것 등을 금지한다. 심지어 스스로가 동성애자라고 밝히는 커밍아웃까지 법적으로 제지한다.

  우리나라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2007년에 입법예고 됐으나 이를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핍박을 받고 차별을 받지만 이를 보호해줄 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동성애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예수장로회는 “차별 금지 법안이 법제화되면 동성결혼도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동성애로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고 국가도 무너진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열린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 집단과 기독교 집단이 대립하고 있다.

 

  차별이 평등으로 바뀌기까지

 연애라는 단어의 정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함’이라고 사전에 명시돼 있다. 결혼의 정의 또한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이다. 만약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이성이 아니라면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까. 이처럼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아주 사소한 곳에도 동성애자에 대한 불평등을 찾아볼 수 있다.

  여성이 선거권을 얻지 못하는 등 양성 평등이 이뤄지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다. 흑인을 백인과 같은 장소에 있지 못하게 하던 시대도 있었다. 사람들이 그들을 차별하지 않고 바라봤을 때 그들은 비로소 평등한 존재가 됐다. 이와 같이 현재의 동성애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차별도 점차 평등하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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