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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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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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점수가 미래의 계층을 결정한다?
 영어 점수가 미래의 계층을 결정한다?
 대학 신입생들의 영어 실력이 과거보다 크게 떨어졌다는 것은 대부분의 교수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며, 그 가장 큰 책임은 수능시험과 고교 내신 시험이 모두 쉬워졌다는데 있다고 본다. 이와 동시에 학부제 확대와 필수과목 축소로 인해서, 대학 강의에서 영어 교재의 사용은 사라져가고 있다. 입학생의 실력으로는 영어 교재 내용을 독해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에다가 영어 교재를 사용하는 과목이 대부분 선택 과목이 되었기 때문에, '폐강 위험'을 감수  하면서 교수가 요약문을 나누어주는 등의 과외의 노력까지 할 각오를 해야만, 영어 교재 사용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 전공에서 대부분의 과목에 영어 교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통일하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 되면 그 전공의 선택 자체를 안해 버리는 학부제 상황에서는 전공별 모집을 하는 몇몇 전공에서만 가능한 해결책이다.
 몇 년간 영어와 담을 쌓고 지내다가 졸업하는 졸업생들의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학생들이 영어를 완전히 멀리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이 졸업하기 전에 적어도 한 두 번은 영어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주로 다니는 TOEIC학원, TOFEL학원에서의 공부는 '탄탄한 독해 능력'이라는 기초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 매우 비효율적인 경향이 있다. 이들 학원에서 주로 하는 시험 보는 요령, 어휘, 문법 위주의 공부는 상당한 수준의 독해 능력을 이미 갖춘 학생의 영어 점수를 수십 점씩 단기간에 올려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의 경우에는 10∼20점 올리기도 어려워서, 소비한 시간만큼의 성과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구나 이런 비효율적인 방식이나마 영어 공부를 4학년이나 되어서 뒤늦게 시작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졸업과 함께 커다란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서류심사 단계에서 공인된 영어시험 점수를 요구한다. 최근 요구되는 TOEIC 점수는 "최소 800점은 되어야 명함을 내밀고, 900점은 넘어야 잘했다는 말을 들으며, 850점은 되어야 내볼 만 하다"는 것이 졸업생들의 지적이다. 한 졸업생은 이와 관련해서 "후배들이 아무 준비를 안하고 졸업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면 눈높이는 높아지기 때문에 어느 수준 이상이 되는 곳에만 원서를 내고는 서류 심사부터 떨어지는 경험을 반복하다보면, '자신의 준비 부족' 대신에 '기업이 명문대와 남자만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핑계로 포기해 버리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서 최근에는 '영어점수가 미래의 계층을 결정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현실이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영어공부를 "제대로" 해야 하고,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영어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대학 차원에서는 되도록 많은 과목에서 영어 교재를 부분적으로는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한편, 1년에 1회 이상 모의 TOEIC 응시 의무화 및 그 준비를 위한 '독해 중심의 강좌 개설'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회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두 가지 방법으로 '돈이 적게 들면서 효과적인 공부'를 해야한다고 본다. 첫째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영어 소설이나 잡지를 쉬운 것(글자가 크고 대화문이 많은 책이 쉬운 경향이 있다)부터 읽기 시작하되, 전체적인 흐름만 이해할 수 있으면 되도록 단어를 찾지 않고 읽어나가는 것이다. 힘들어도 첫 번째 책만 끝내고 나면, 두 번째 책부터는 읽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둘째는 AFKN TV의 연속 드라마를 꾸준히 보거나, DVD 영화를 빌려서 세 차례씩(영어로만 보기→영어자막으로 보기→한글자막으로 보기)보다가 점차 한글 자막 없이 보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다(이런 방법으로 듣기 점수가 단기간에 수십 점씩 올라갈 수 있다).
 이처럼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아닌가를 따지기에는 학생들의 인생에 있어서 영어의 비중이 너무나 커진 것이 현실이고,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더욱 강화 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준비하는 공부'를 하는 기간인 대학 생활 중 일부 시간을 '제대로 된 영어공부'에 할애하되, 자신이 즐기는 분야의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활용해서 '즐거운 공부'를 하는 것이야말로 '남기만 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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