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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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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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구두의 환상

 요즘 TV 속 드라마의 대부분은 힘없고 여린 여자 주인공이 돈 많고 권위까지 있는 남성을 만나 행복해지는 스토리로 펼쳐진다. 어릴 적에 읽었던 ‘신데렐라’라는 동화의 내용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수많은 현대판 신데렐라가 방영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자신의 힘으로는 자립하려하지 않고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나 자신의 인생을 변화주길 기대하는 이른바‘신데렐라 콤플렉스’의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그동안의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을 한 듯하다. 우리 나라 여성들은 먼 옛날부터 엄격한 가부장적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말씀을 으뜸으로 섬기며, 오빠나 남동생과 같은 남자 형제들을 위해 자신의 교육의 기회마저 포기하며 순종적으로 살았다. 결혼을 해도 항상 남편을 위해 내조를 잘하는 것이 가장 큰 미덕으로 여겨졌으며, 출산 후에도 아이들을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으며 지내왔다. 항상 남성이 우선시되고, 여성 자신은 그 뒷전에 서야만 하는 교육을 은연 중에 받아왔던 것이다.
 

여성들의 이런 수동적인 자세는 현대로 올수록 많이 극복되어 가고는 있지만, 상당 부분 그대로 전승되어 우리 생활 저변에 깔려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든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여성도 여성 나름대로의 삶을 아름답고 멋지고 당당하게 살 권리가 있고 의무가 있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남아 선호주의를 타파하고, 여성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여성 스스로의 자기 노력이라고 하겠다. 소심하게 앉아 자신을 변화시켜 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나려고 하기보다는 여성 스스로가 먼저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이것저것 배우고 노력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하고, 남성에 대한 의존을 버리고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신데렐라 컴플렉스는 단순히 한 개인의 공주병 수준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큰 사회적 병폐가 될 수 있다. 여성 스스로 자신을 위한 계발의 시간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일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여성 하나하나 개인들의 주체적인 삶이 우리 사회를 더욱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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