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지? 나도 네 마음 알아
많이 힘들지? 나도 네 마음 알아
  • 오슬 기자
  • 승인 2015.11.24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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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위로 아닌 진심 담긴 위로에 감동하는 사람들

  최근 많은 이들의 인기를 모은 TV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공감은 이제 하나의 콘텐츠로서 각종 분야에서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을 일으킬까.


  공감을 주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
  최근 가장 핫한 드라마를 뽑자면 tvN의 <응답하라 1988>을 들 수 있다. 방송가에 복고 열풍을 불러일으킨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를 잇는 세 번째 작품이다. 1980-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응답하라 시리즈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캐릭터와 연출로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번 <응답하라 1988>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40대의 이야기로 그들에게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겪었을 만한 평범한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으며 그 시절의 낭만을 간접 경험하게 해준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응답하라1988'은 과거의 향수를 되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방영된 첫 방송에서는 가정에서 '둘째'들이 겪는 서러움을 잘 표현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사진 캡쳐/'응답하라 1988'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미생> 또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별한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한동안 미생 열풍이 불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미생>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역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기 때문이다. 무역상사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상황들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일차적으로는 직장인들의 이야기지만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한편 JTBC의 <비정상회담> 또한 공감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이 시대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세계인의 시각으로 토론하는 이 방송을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이유는 시의성에 맞는 안건과 누구나 하고 있을만한 고민을 다루기 때문이다. 또한 각 나라를 대표하는 패널들이 등장해 안건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나와 비슷한 의견과 그 반대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공감을 얻기도 하고 갖가지 고민과 사회현상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있게 된다.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의 힘
   이처럼 우리를 주목시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이야기가 아닌 실제 우리 인생과 비슷한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동안 사소하다는 이유로 주목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에 주의를 기울이자 대중들은 공감했다. 이제 공감은 하나의 콘텐츠로서 많은 분야에서 큰 효과를 발하고 있다. 공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실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학생 서지영(여. 20) 씨는 “같이 다니던 친구들과 문제가 생겨 엄마에게 털어놨지만 오히려 네가 잘못한 것이라고 야단을 맞았다”며 “엄마가 내 말에 공감해주고 내 편이 돼주길 바랬는데 그렇지 않아서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내 고민을 자신의 일인 것처럼 들어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에게 공감해주는 이들에게 마음이 끌린다. 공감을 잘 해주느냐, 못 해주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갈리기도 한다. 현 사회에서 공감능력은 중요한 능력이 됐 다.

  거짓 공감 아닌 진정한 공감이 통한다
  최근에는 공감을 유발하기 위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토크콘서트 형식의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매 화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관객들이 각자의 고민거리를 이야기하는 JTBC의 <김제동의 톡투유>가 대표적이다. 다른 프로그램들과 달리 이 프로그램의 방청객들은 방송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방송을 찾는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할 법한 고민들부터 한 사람만의 특별한 고민까지 다양한 고민들이 존재한다. 그렇게 관객 중 한 사람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다른 관객들과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관객들에게 섣부른 충고를 던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몇 해 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동시에 비판도 받았다. 책의 내용은 이 시대 청춘들에 대한 위로였지만 일명 ‘금수저’로 태어나 탄탄대로를 달려온 저자가 과연 젊은이들에게 위로를 건넬 자격이 있냐는 것이었다. 또한 단지 청춘이라는 이유만으로 젊은이들을 힘들게 하는 이 사회를 참기만 해야 하는 것이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의 제목을 풍자해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야”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지난 해 SNL코리아에서 방송인 유병재가 베스트셀러 도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풍자했다. 극 중 유병재가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자 직장 상사가 "아프니까 청춘이잖아"라며 너스레를 떨자 유병재는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야"라며 분노했다. 사진 캡쳐/'SNL코리아


  SBS에서 방영된 ‘아빠를 부탁해’도 관심을 모은 동시에 외면을 받았다. 연예인 아빠와 딸의 평범한 일상을 담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였지만 이에 공감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화면에 비춰지는 그들의 일상은 평범하지 않았다. 대중들은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지 않는 사람에게 쉽사리 공감하지 못했다.

   우리는 힘들고 지친 순간에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럴 때 나에게 진정한 공감을 보이지 않고 “힘내”라는 섣부른 위로를 던지는 것은 오히려 반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상대가 보여주는 진정한 공감에 우리는 위로를 받는다. 우리사회에서 공감능력이 중요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방증일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부터 도서, 노래 등 여러 매체에서 대중들에게 진정한 공감을 건네기 위해서는 그들의 고민을 진심으로 어루만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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