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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제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과도한 상업화로 흐릿해지는 축제의 진정한 취지
2016년 09월 28일 (수) 15:12:33 김유빈 기자 sallykim6306@naver.com

 

  매년 봄과 가을,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는 축제를 진행한다. 대학 축제의 취지는 학생들의 단합과 대학 안에서 함께 즐기기 위함이다. 그러나 최근 대학 축제에는 단합과 화합의 장이라는 느낌이 사라지고 있다. 선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성 상품화 문제부터 총학생회와 외부 업체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업화 문제까지. 본래의 취지를 잃고 상업화에 물들어가는 대학 축제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강원대학교 총학생회는 '강대色끼 발光하라'라는 축제 홍보문구를 해당학교 중앙도서관 계단에 설치해 논란이 됐다. 출처/강원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 축제
  어떤 문제점이 있나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강원대학교 축제에서는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강원대학교 총학생회가 축제를 앞두고 학내 중앙도서관 계단에 ‘강대色끼 발光하라’라는 축제 홍보 문구를 게시했기 때문이다. 강원대학교 학생들은 이에 대해 “재미있으라고 한 것 같은데 재미는커녕 저급하고 별로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원대학교 총학생회는 논란이 일어나자 SNS를 통해 ‘계단 문구의 본래의 취지는 강원대학교의 색과 끼를 빛내자는 의미였으나 불쾌하다고 느끼는 학우들이 있어 철거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주점의 선정성 논란 역시 매년 끊이지 않는 논란거리다. 우리대학 역시 축제 기간마다 호객행위를 위한 주점의 선정적 의상과 문구가 문제됐다. 우리대학 총학생회는 이번 연도부터 축제 주점을 운영하는 학우들에게 ‘민소매나 어깨가 드러나는 등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서는 안 되며 짧은 치마는 삼가라’는 제한을 두기도 했다.

  대학 축제에 빠지지 않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유명 연예인들의 축하무대다. 여러 대학의 총학생회는 축제에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기 위해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이기도 한다. 유명 연예인의 공연은 이제 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행사다. 우리대학 역시 매년 축제에 유명 가수를 초대해 공연한다. 그러나 축제를 기획하고 즐기는 ‘학생’이 아닌 ‘연예인’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주객전도 현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우리대학 축제에도 외부인이 많이 방문하는데 단지 연예인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축제에 오는 사람이 종종 있다. 축제가 연예인 공연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축제 기획에 필요한 돈은
  어디서 나는 걸까
  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총학생회는 축제를 기획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기업으로부터 후원받기도 한다. 기업은 학교 축제에 기업 부스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도 하고 축제에 필요한 주류나 물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후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후원이 대학 축제를 상업적으로 만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홍익대학교 총학생회가 축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정문 건물에 대형 영화 현수막을 걸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논란이 크게 일자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대동제를 더 크고 화려하게 기획해야 성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키지 못한 것 같다”며 사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대학 축제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총학생회는 대학가 주변 상인들에게 소액의 후원을 받기도 한다. 우리대학 천세희 총학생회장(이하 총학생회장)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축제 기간이 다가오면 우리대학 주변 상인들에게 소액의 후원을 부탁하는 문화가 생겼다”며 “후원은 현금으로 받기도 하지만 주로 해당 가게의 음료 상품권이나 음식 할인권을 받는 방식으로 후원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총학생회에서는 후원해준 가게의 상호를 별도의 팸플릿에 적어서 홍보도 하고 있다”며 “학우들에게 후원받은 가게의 쿠폰을 나눠주면 그 가게에 한 번 방문하므로 가게 입장에서는 여러 방식으로 홍보가 돼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소액의 후원 역시 대학 축제의 상업화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몇몇 지역 상인들은 후원을 거부하면 가게의 주 고객층인 학생들의 외면을 받을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후원을 해주기도 한다. 또 이런 소액 후원은 대부분 별도의 절차 없이 구두로 이뤄지기 때문에 총학생회의 투명한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원금이 학교 측을 거치지 않고 총학생회에 온전히 돌아가기 때문에 정산 목록에 포함하지 않아도 문제제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비난의 화살을 총학생회에만 돌리기는 어렵다. 상업화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총학생회가 타 기업이나 주변 상인들에게 후원을 받는 이유는 학교의 지원이 적기 때문도 있다. 총학생회장은 “다음 전학대회에서 축제 사용내역을 보고하겠지만 학교에서 후원해주는 비용은 약 2천만 원 가량이다”며 “이 금액으로 축제를 모두 꾸리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무대 설치만 해도 동이 나는 금액이다”고 어려운 사정을 토로했다.

  대동제(大同祭)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이제는 대다수의 대학 축제를 뜻하는 말이 된 대동제(大同際)는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면서 대학 축제를 단순한 축제가 아닌 건강하고 생산적인 성격의 축제로 만들고자 처음 사용됐다. 대학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내고 사회 현실과 밀착한 대학 문화를 형성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대동제는 학내 구성원의 화합, 단결과는 거리가 멀다. 대학 축제는 이미 기업에는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연예인들에게는 공연장으로 전락했다. 그 어디에서도 학생들은 주인공이 아니다. 대학 축제가 단순히 놀고 즐기는 축제가 아닌 대동제의 진정한 취지를 이어받으려면 학생들이 주체인 축제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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