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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 누구보다 즐겁게 남들과는 다르게
2017년 03월 28일 (화) 21:31:54 박소영 기자, 정혜원 기자 thdud95512@duksung.ac.kr, gpdnjs9657@duksung.ac.kr

  휴식 혹은 스펙 쌓기 등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휴학을 결심한다. 하지만 휴학을 하기 앞서 우리는 휴학 동안 계획한 바를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이러한 두려움을 깨고 휴학을 통해 자신만의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있다. 청년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 신종호 씨와 휴학을 하고 3달간 유럽여행을 다녀 온 우리대학 사학과 류지형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휴학하고 신나게 놀아보자!
  저는 21살 때,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바로 휴학을 했어요. 인하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건국대학교 정치학부에 다녔었는데 당시 수능 성적을 맞춰서 들어간 학교라 학교와 학과에 정을 붙이지 못했어요. 그래서 자퇴를 했죠. 사실 이때 자퇴를 한 이유는 더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서였어요. 근데 재수 후에 원하던 수능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그럼 내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분야를 공부해보자’는 생각에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됐어요. 지금도 문화경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요(웃음).

  사실 1학년 1학기 때도 학교를 그리 열심히 다니진 않았어요. 제가 꿈꾸던 것과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사이에 괴리를 느꼈거든요. 내가 원하는 일을 하려면 휴학을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던 거죠. 그래서 휴학하고 개인 기획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중에서도 여행 동아리를 운영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당시 런닝맨이 한창 인기가 있을 때라 한번 재밌게 놀아보고 싶어서 홍대에서 콘셉트를 잡아서 런닝맨을 해보기도 했고, 놀이터를 빌려서 추억의 놀이터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어요. 그리고 죽음 여행을 갔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다 같이 버킷리스트를 공유하고 매시간 미션으로 서로의 버킷리스트를 이뤄내는 거죠. 원하는 기획을 하면서 정말 신나게 놀았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고등학교도 자퇴를 했어요. 자퇴하기 전까지 저는 공부밖에 모르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지역에서 나름 공부 좀 한다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막상 학교에 가니까 되게 답답하더라고요. 복장, 두발부터 생활태도까지 억압과 단속이 심했죠. 감옥 같았달까? 그때 처음으로 일탈을 꿈꿨던 것 같아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마자 자퇴를 했어요. 그전에는 공부만 하고 문화예술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었죠. 흔히들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가고 싶었죠. 할 줄 아는 게 공부뿐이었으니까요. 자퇴를 했음에도 이런 생각은 여전했어요.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처음 휴학했을 때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자퇴했을 때보다 불안했어요. ‘여기서 내가 휴학까지 해버리면 이제 일반적인 길을 가기는 정말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가장 컸죠. 지금 생각하면 휴학이 뭐 별건가 싶기도 하지만 당시엔 엄청난 결정을 했다는 자부심 같은 것도 있었어요. 친구들이 멋있다고 해주기도 하고요(웃음). 그러다 보니까 어깨에 힘이 들어간 거죠.

  지금 저는 ‘청년문화공간 500/50’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 공간의 목적은 청년들에게 문화예술 공간을 제공하는 거예요. 공연도 하고, 전시도 하고 그리고 파티도 할 수 있는 공간이요. 이 공간만 운영하는 건 아니고 다양한 기획 활동이랑 진로상담도 하고 있어요. 작년까지는 행사 기획을 많이 했어요. 사실 행사 기획이 전망이 좋은 기획은 아니에요. 그리고 좁은 지역 내에서 기획 활동을 하다 보니 소문이 빨리 돌아서 저희에게 일을 맡기는 사람들의 입맛을 지나치게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고요.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시작했는데 눈치를 보고 갑을 관계가 형성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영상’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해볼 거예요. 지역광고와 크리에이터 활동을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저는 휴학하고 이런 일을 해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작년에는 닥치는 대로 일도 많이 했죠. 그래서 또래들이 버는 것보다 돈도 많이 벌었어요. 저는 증명해내고 싶어요. 이렇게도 잘 살 수 있다는 걸요.

  음...그리고 복학할 생각은 딱히 없어요. 사실 1학년 1학기를 다닌 뒤 휴학하고, 이후에 한 번 복학을 했었어요. 뭔가 이론적인 배움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근데 학교에서 얻은 게 별로 없었어요. 저는 학과 수업보다 창업 관련 수업이나 공대 수업을 많이 들었는데 이런 것들은 굳이 학교에 안 가도 책을 보고, 실무 현장에 나가면 더 잘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문화경영이란 학문 자체가 명확히 적립된 게 아니라 교수님들도 전문가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독일이나 미국 두 나라가 이런 문화경영과 관련된 것들이 잘 돼 있어서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더 배우고 싶긴 하거든요.

  제가 휴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휴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말라’는 거예요.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마세요. 보통 대학생들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한 뒤 휴학을 해요. 근데 막상 휴학을 해보면 자기가 세운 계획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그만큼 좌절감, 상실감을 느끼고 휴학을 괜히
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거죠. 실제로 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은 복학해서 후배들에게 ‘휴학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다녀요. 그렇지만 저는 그 조그만 세계를 경험하고 그걸 마치 정답인 양 전달해주는 게 싫어요. 제 후배들도 저처럼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고 제대로 놀아봤으면 좋겠거든요. 잘 놀아본 친구들이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도 좋아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많이 놀아봤으면 좋겠어요. 무언가에 얽매이지 말고요.

  그리고 휴학은 말 그대로 정말 ‘쉬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취업시장을 생각해봤을 때 그냥 무작정 쉬게 되면 취업이 힘들어 지는 건 사실이라 휴학을 장려하는 건 그만 뒀어요. 그렇지만 휴학을 해야지만 겪을 수 있는 경험은 분명히 존재해요.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쉬어보지 못한 친구들은 마음껏 쉬어봤으면 좋겠네요(웃음).


   

  90일간의 유럽일주! 그 여정이 궁금하다면 따라와~
  저는 새내기 때부터 3학년 1학기까지 덕성여대신문사 기자로 활동했어요. 임기 막바지였던 3학년 1학기 무렵, 저는 너무 지쳐가고 있었죠. 그러던 중 신문사에서 우리대학 사학과 출신이자 <유럽 100배 즐기기>의 저자이신 ‘홍수연’ 선배님과 인터뷰를 하게 됐어요. 이 인터뷰를 통해 저도 더 큰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그래서 1학기가 끝나면 바로 휴학을 하고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학기 중에 비행기 표를 끊었어요. 비행기 푯값과 여행비는 그동안 받은 장학금에서 쓸 예정이었고요. 처음에는 여행 기간을 한 달로 잡았는데 문득 ‘지금 아니면 내게 더 이상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여행 기간을 세 달로 늘렸어요. 이 세 달 동안 저는 영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총 16개 유럽 국가로 배낭여행을 떠났어요.

  이 여행에서 제 첫 번째 목표는 노르웨이 뤼세피오르에 있는 ‘프레케스톨렌’이라는 바위 절벽에 가는 것이었어요. 두 번째 목표는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거였죠. 결과적으로는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뤘어요. 특히 저는 외국인 친구를 사귀기 위해 여행 전부터 틈틈이 영어 회화 공부를 했고, 여행을 하면서도 모르는 외국인에게 무조건 말을 붙이며 회화 실력을 늘리려고 했어요. 같이 간 동료가 저에게 “사람들한테 말 좀 그만 걸어! 창피해 죽겠어!”라고 말할 정도였다니까요(웃음). 하지만 그 덕분에 제 바람대로 친구도 사귀게 됐어요. 프랑스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라는 작은 도시에서 한 카페에 들렀다가 우연히 ‘밥’이라는 음악가 친구를 만났어요. 둘 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대화가 어설프긴 했지만 서로 느낌이 정말 잘 통했어요. 그래서 이 친구와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고 SNS 친구도 맺었어요. 지금까지도 ‘밥’과 연락하며 종종 안부를 묻고 있답니다.
   
   
   

  여행을 하면서 신기한 경험도 했어요. 제가 노르웨이에 여행을 갔을 때 일이에요. 노르웨이에는 동양인이 별로 없는데 우연히 같은 호스텔에 묵고 있는 한국인 남성 2명과 마주쳤고 대화를 나눴어요. 말했다시피 저는 ‘프레케스톨렌’ 바위 절벽에 가는 게 목표였는데, 마침 이 두 분도 그곳에 간다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그렇게 그 분들과 동행하게 됐어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알고 보니 두 분 다 제 친구의 학교 후배였던 거예요! 세상에 정말 인연이라는 게 있나 싶었고, 세상 참 좁다고 느꼈죠. 아참! 노르웨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노르웨이는 제가 갔던 여행지 중 가장 추천하는 곳이에요. 그곳 현지인들은 정말 여유롭게 생활하더라고요. 그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부럽고 저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프레케스톨렌’ 바위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노르웨이의 모습도 절경이고요!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모든 일들이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에요. 한번은 여행을 함께 갔던 동료가 네덜란드에서 여권을 도둑맞아서 임시여권을 발급받게 됐어요. 그 후에 노르웨이로 입국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하필이면 그날 노르웨이 베르겐 공항에 국제범죄자가 숨어들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노르웨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무장군인 3, 4명이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승객 한 명 한 명을 확인했어요. 저는 무사히 비행기에서 내려서 동료를 기다렸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거예요. 일반여권이 아닌 임시여권을 소지한 제 동료가 범죄자로 의심받았던 거죠. 결국 저희는 공항 내 대기실 센터까지 가서 폴리스 리포트를 발급받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어요. 사실 그 전날 공항에서 노숙을 해서 오해를 살 만한 모습이긴 했어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 가서도 경험할 수 없는 나름 재미있었던 경험이에요. 이후에 또 한 번 곤혹스러웠던 적이 있는데,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한 명품 직영매장에서는 제품을 거의 반값에 판매하고 있어요. 저는 그곳에서 여행하고 남은 돈을 탈탈 털어서 여행 중 처음으로 지갑과 가방을 구매했어요. 그런데 매장에서 나오자마자 소매치기를 당해서 결국 제대로 구경도 못해봤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어안이 벙벙해요.

  세 달 동안 여행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세계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거예요.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죠. 또 여행으로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어요. 사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평범한 직장에 취업해서 안정적으로 살려고 했어요. 근데 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 제 생각은 180도 바뀌었어요. 세상은 이렇게나 넓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은데, 왜 이렇게 조급해하고 현실에 안주해서 살려고 했나 싶었죠. 그래서 지금 저의 목표는 해외 취업을 하거나 신문사 기자 경력을 살려서 여행 작가가 되는 거예요. 여행이 제 삶의 목표도 뒤바꿔 놓은 것이죠(웃음).

  학우 분들도 저처럼 여행을 통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100% 장담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적기는 바로 지금, 대학시절인 것 같아요. 장기 여행이 아니더라도, 단 며칠이라도 시간을 내서 이웃나라에 여행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그곳에 가서 어떤 종류의 경험을 하든 분명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될 거예요. 생소한 나라에서 나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발휘되지 않았던 자립심, 도전의식이 생기고,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 던져져도 뭐든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여러분들도 여행을 하게 된다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꼭 찾아올 거예요. 여행, 강력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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