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꿈꾸다
자유를 꿈꾸다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1.09.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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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잠수종과 나비>는 패션잡지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장 도미니크 보비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보비는 출세가도를 달리며 자유롭게 살던 엘리트였다. 그런데 누구보다 즐거운 삶을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날 뇌졸중이 찾아오고 보비는 죽음보다 끔찍한 고통을 겪게 된다. 의식은 있지만 전신마비로 인해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는 락트-인 증후군(locked-in syndrome), 이른바 감금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이 찾아온 것이다.
  자신의 몸에 갇힌 채 정신만 멀쩡히 살아있는 보비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까지 한다. 잠수종(원시적 잠수복)에 갇혀 깊은 바다 속에 떠 있는 모습. 그 안에서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울어도 어떤 감정도 표현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속 장면은 세상과 단절된 보비의 내면을 가장 잘 보여준다.
  그러나 그는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운다. 바로 자신이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왼쪽 눈을 깜빡여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알파벳을 알리는 것이다. 잠수종에 갇힌 듯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보비는 자신의 상상 속에서 자유로운 나비가 된다. 상상력이 그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비상을 꿈꾸는 한 마리의 나비로 만들어 준 것이다. 그렇게 보비는 기억, 추억, 그리고 상상력을 바탕으로 눈을 깜빡여 책을 쓰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15개월 후, 보비는 20만 번의 눈 깜빡임을 통해 장장 130페이지의 책을 완성한다. 그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안겨준 <잠수복과 나비>다.
  한순간의 사고로 보비의 삶은 밑바닥으로 추락했고 그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그렇지만 보비는 그 모든 것을 잊고 자유로운 나비를 꿈꿨다. 나비의 모습은 물 속으로 무겁게 가라앉는 잠수종과 대비돼 생명력 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한 단어를 위한 수십 번의 날개짓. 그렇게 그는 나비가 되었고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기적을 만들어냈다.
  한 마리의 나비가 돼 마음껏 날아오른 보비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바로 그것이 새로운 시작이라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찾아온다고. 삶은 가치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는 말한다. 어딘가에 있을 수많은 나비들을 만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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