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에 대한 대중의 욕망이 새로운 대중문화를 만든 것”
“금기에 대한 대중의 욕망이 새로운 대중문화를 만든 것”
  • 손혜경 기자
  • 승인 2013.04.0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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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는 걸까요?

권경우 문화평론가(사)문화사회연구소 연구기획실장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저) <신자유주의 시대의 문화운동>
  문화평론가 권경우 씨에게 금기를 벗어난 대중문화가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와 앞으로 대중문화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물어봤다.

  대중은 왜 금기를 넘어선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걸까요?
  금기를 깨트리는 것은 대중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몇 TV 프로그램들과 대중문화 일부 영역에 금기를 넘어선 소재들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억눌려 있던 대중의 욕망이 표출되고 대중은 거기에 열광하는 거죠.

  대중문화의 금기가 사라지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일단 대중문화의 소재나 형식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고 실험적인 시도가 가능하게 됐다는 점이죠. 소비자, 즉 대중문화를 수용하는 사람들 각각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정치권력에 대한 금기의 파괴는 가장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부분입니다. 과거 정치권력을 향한 비판에는 국가의 강압적인 규제들이 존재해 왔는데 그 금기가 깨지면서 보다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측면은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어요.

  부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있죠. 금기를 파괴하는 것이 경쟁적으로 진행되다 보면 기존에 쌓아 온 대중문화의 건강한 요소들, 소소하고 작은 재미들이 그 경쟁에 가려져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모든 금기가 다 해방됐을 때 발생합니다. 금기가 없다는 것은 어떠한 제약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금기를 파괴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해방감과 즐거움이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때로는 완전한 포르노그래피와 일반 성인 영화를 비교했을 때, 때로는 포르노그래피가 성적 충족감을 주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금기를 넘어선 대중문화가 침체되고 획일화 된 대중문화 시장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봐요. 금기를 넘어선 대중문화가 소재, 효과, 형식의 측면 등에서 새로운 것들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안적 요소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금기가 깨지는 과정에서 대중들의 욕망이 더 강하고 더 자극적인 것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기존 대중문화의 건강한 요소들이 너무 쉽게 사라지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커요.

  마지막으로 이러한 현상을 바탕으로 대중문화의 동향을 예상해 본다면?
  당분간은 이러한 대중문화의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 그 어떤 소재보다도 자극적인 우리 현실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양상의 대중문화가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어쩔 땐 차라리 뉴스를 보는 게 19금 프로그램을 보는 것보다 더 선정적인 경우도 있을 정도니까요.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현재 성적 소재, 권력 비판과 같이 금기를 깨트린 TV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조만간 수그러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그 공백을 시사와 버라이어티, 정치와 오락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뒤섞인 프로그램들이 대체할 것으로 보여요. 좋게 얘기하면 퓨전음식 같은, 안 좋게 얘기하면 그저 짬뽕에 불과한, 현실과 오락을 넘나드는 새로운 대중문화의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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