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자가 신문사 지원 의지를 밝혔을 때 주변는 “놀기도 바쁠 텐데 굳이 그걸 왜 해?”, “대학생활은 안 즐기니?”라는 말뿐이었다. 기자는 주변의 이러한 시선들을 보란 듯이 불식시키고 싶었고 학점 관리와 학과 활동, 기자 생활 모두를 잡을 거라는 포부로 수습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신문사 생활이 기자의 대학 생활 중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학과 생활과는 멀어졌고 동기들과 보내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신문사 활동도 쉽지만은 않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써낸 기사가 첨삭 후 빨간 줄이 가득 돼 돌아올 때, 용기 내어 요청한 길거리 인터뷰를 거절당할 때, 항상 초점 나가 있는 사진으로 혼이 날 때 등 많은 활동들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들어왔지만 기자라는 역할은 생각보다 힘들고 적응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었고 어느샌가 신문사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처음에 느꼈던 두려움들은 어느새 뿌듯함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신문을 발행한 월요일이 되면 신문에 기재된 나의 기사들을 보고 기뻐하며 학교에서 신문을 읽는 학우들이 있으면 내 기사를 읽고 있나 하는 생각에 들뜨곤 한다. 한 호, 한 호에 기자가 맡은 기사의 분량이 많아질수록 신문사와 학교에서, 나의 역할이 커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물론 기자로서의 사명감도 생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부담감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부담감을 억지로 떨쳐내고 싶지는 않다. 내가 쓴 기사가 학우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담감만큼 좋은 기사를 쓰고 싶다.
이제 수습기자 시절보다 곱절로 바빠질 정기자 활동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 나는 기자 활동을 하며 얻게 될 무언가를 잔뜩 기대 중이다. 학우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설렘으로 가득 차있다. 윤지연이라는 이름 뒤에 따라 다닐 기자라는 직책이 부끄럽지 않도록 어떤 진실을 신문에 담아낼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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